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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일지(18)어바웃 명상

by 지윤정



Q1. 어떻게 명상을 하게 되었어요?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된다는 걸 알고 시작했어요


내 팔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남의 다리를 만지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끔찍하잖아요?


그런데 내 생각이 내 뜻과는 상관없이


딱 그러고 있더라구요


내 집은 내가 주인인데,


내 마음은 내가 주인이 아니라는 것에


충격받아 시작했어요




호흡에 집중하는 그 단순한 걸


지루해서 안할 뿐이지


못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왠걸, 쫓아내고 쫓아내도 꼬여드는 파리처럼


내 생각이 내 의지대로 안되는 거예요


그래서 매일 5분씩, 5분이 10분 되고,


10분이 30분 되고..


요즘은 양치질처럼, 세수처럼,


영혼에게 하는 샤워입니다.




Q2. 그럼 요즘은 호흡에 집중이 잘 되세요?


명상한지 6년되었는데요,


요즘은 호흡에 집중하려고 명상하지 않고


생각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려고 명상해요,


호흡에 집중하다가 다른 생각이 훅 들어오면


바로 내려놓고 다시 호흡으로 가면 되는데


그 생각을 안내려놔요.


계속 그 생각을 하고 싶어요


그게 우리 마음 습관이더라구요.


그걸 내려놓는게 명상이예요


요즘은 예전보다 집중이 잘 된다기 보다


집중을 방해하는 생각을 빨리 내려놓아요




Q3. 생각을 빨리 내려 놓으면 뭐가 좋아요?


내 마음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요


훈련되지 않은 마음은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날뛰어요


주의가 산만해서 무절제하게 휘둘리죠.


화내고 싶지 않은데 화가 나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생각하고,


심지어 하고 싶은 지 않은데 하게 되요.


내 주인이 내가 아닌거예요.




길들여지고 집중된 마음은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 수 있어요


선택한 생각, 선택한 말, 선택한 행동을 할 수 있어요


진정한 나의 주인이 될 수 있어요




Q4. 다음 목표가 있으세요?


100번째 원숭이 효과 아시죠?


고구마를 씻어먹는 지혜를 터득한 원숭이가


100마리가 되어야 전체의 행동이 바뀐다죠


인류 전체가 스스로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그날까지


100번째를 채우는 존재가 되고자 해요


사회도 암묵적으로 합의된 집단의식이 있어요


한 사람이 깨우치면 1000명에게 영향을 준대요


제가 잘 깨우쳐서 1000명에게


영향을 줄수도 있잖아요




내가 태어나 살면서


지구에 탄소 배출도 많이 하고


알게 모르게 남의 기회를 앗아갔을텐데


이렇게라도 은혜를 갚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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