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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Dec 26. 2022

성찰일지(19)밤의 선물


페북 잘보고 있다고 격려하는 지인들이 계시다


어떤 분은 ‘글이 너무 길다’고 하시고 


어떤 분은 ‘얼굴 사진도 좀 올려라’고 하신다. 


어떤 분은 ‘매일 올리는 거 안 힘드냐’고 하시고 


어떤 분은 ‘이제 모아서 책 내라’고 하신다. 


하루를 갈무리하는 시간, 


하루동안 듣고 보고 경험한 것을 되돌아보며 


무엇을 기록할지 선택하는 즐거움이 


쓰는 고단함을 이겼다


많고 많은 일들 중에 유독 


어떤 사건이 기억 나는지


그 사건의 어느 면을 드러내고 싶은지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지켜보면서 


미처 몰랐던 나 자신과 만난다 


내가 이런 거를 중요하게 여기는 구나 


특히 이 점을 부각하여 기억하는 구나 


이것에 이런 의미와 해석을 붙이고 있구나  


나조차 몰랐던 나를 새삼 알게 된다 


낮에는 괘씸했던 상대가 밤이 되어 다시 보니 


그럴만 했다고 이해가 되기도 하고 


낮에는 짠하고 안됬어서 


뭐라 해줄말이 없었던 상대에게


밤이 되니 해줄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낮에는 욱했던 사건을 밤에 다시 회고하니


썩 그렇게 볼 일만도 아니었다고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판단을 멈추고 거리 두는 시간 


가만히 귀기울이고 기다리는 시간


습관적 관점을 배제하고 직관하는 시간


분주함과 시끄러움을 가라앉히고 


요구와 의무에서 멀리 떨어져 


차분하게 기다리는 시간 


내면의 길목을 지키고 서성이는 시간…


발견하고 밝혀낸 하루


발견되고 밝혀진 내면의 소리


밤이 주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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