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고무줄 놀이를 하다가
넘어진 적이 있다
나는 지금이나 그때나 맨 앞줄에 앉는 작은 키인데
맨 뒷줄에 앉는 친구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물구나무까지 서며 고무줄을 넘으려했다
역부족이었다.
왼쪽 종아리, 무릎, 허벅지까지
운동장 바닥에 까이고 패였다.
“ 이년아, 그거 하면 밥이 나와, 떡이 나와
뭘 그렇게 악착같이 해”
엄마는 까진 다리에 빨간 약을 발라주며
내 머리통을 쥐어박았다.
까진 무릎이 쓰라렸고
쥐어박힌 머리가 자존심 상했다
“ 내 다시는 고무줄은 안한다.
키 말고 다른 걸로 이겨야지 ”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여전히 뭐든 목숨걸고 한다
시작을 했으면 잘 해야 하고 ,
못할 바에는 시작을 안 한다
이런 극단적 성격이 내게 준 폐해는
늘 나보다 잘 하는 사람과 비교하느라 충만감이 없다
잘하지 못하는 일은 빨리 포기해서 기회를 잃는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너무 과몰입해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든다
누구보다 잘 해야 하니 누가 지적을 하면
발끈하고 자존심 상해한다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에 걱정과 염려가 많다
결과가 기대보다 안 나오면 자책하고
흥미를 잃고 심지어 회피한다
잘 하거나 안 하거나
모 아니면 도..
그게 내게 익숙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는 나를 뛰어넘겠다
이 방식이 유용할 때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다른 옵션이 필요한 때다
잘 하는 일 말고
중요한 일 하는 사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헌신하는 것에 몰입하는 사람..
걸이 나오든 빽도가 나오든
끝까지 하는 사람...
나. 이제 그런 사람 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