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훌훌 털어지지는 않네요
상처난 데 고름을 짜고 고약을 바르듯이
오늘은 실컷 어제 피드백을 숙고하고 묵상했습니다
어휘가 적절치 않다고 피드백 받을 줄 알았습니다
문장이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받을 줄 알았습니다
위로까지 준비했습니다
" 정식으로 공부한 적도 없었고
정성들여 시간을 낸 적도 없었잖아
이제부터 노력하면 되지"
이렇게 마음을 다잡겠다고 각오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 글에 없어야 할게 있고 있어야 할게 없습니다
글에 계급의식이 있습니다
글에 포장만 있고 알맹이가 없습니다 "
유일하게 안심한 과목이
제일 낮은 점수가 나온 성적표를 받은 기분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피드백인데 저항할 수 없습니다.
한편의 수필이건만 전체가 다 발각된 느낌입니다
글은 이래서 쓰나 봅니다
얼굴은 화장으로 감추고
성품은 명함으로 감추었는데
글은 그 어느 것으로도 감출 수가 없네요.
두번 다시 이러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 없습니다
고름 짜고 고약 발라도 바로야 낫겠습니까?
소문내고 고백해도 하루 아침에 바뀌겠습니까?
네번 다시 이러지는 않겠습니다
세번까지는 제가 저를 봐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