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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일기(1) 단서와 단초

by 지윤정


Q: 아무리 코칭해도 무반응인 직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세가지를 점검하세요

사실, 사람, 상황

첫째, "느낌" 말고 "사실"을 점검하세요

"아무리 코칭해도"가 몇번을 어떻게 했다는 걸까요?

20분씩 코칭을 4번 했고

같은 약속을 세번 했다는 건가요?

사실을 확인하세요


또, "무반응"이라는 게 어떤 거예요?

실적이 마이너스 2라는 건가요, 내가 말하는데

눈을 안 맞춘다는 건가요?

나의 해석과 느낌 말고

사실이 뭔지를 잘 살펴보세요


둘째, "상대"를 잘 관찰하세요

하기 싫어 그러는 건지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건지

하고 있는데 아직 잘 안되는 건지

하려고 마음은 먹는데 깜빡깜빡 잊는 건지

상대의 마음의 온도와

행동의 진도를 체크하세요

또 취향과 스타일도 고려해보세요

나에게는 일상적인 표정이

상대에게는 오버하는 쇼처럼 여겨질 수도 있어요

상대에게는 동의하는 표정이

나에게는 뚱한 무반응으로 비쳐질 수도 있고요,

누군가에게는 한끼 때우기용인 햄버거가

누군가에는 폼 나는 외식일 수도 있다잖아요.

내 기준과 상대 기준이 다를 수도 있어요


셋째, "상황'을 고려하세요

그에겐 이 일이 안해도 되는 일로 나타나는지

코칭대로 해봐야 나만 고생이라 여기는지

나의 코칭이 조언일지언정 요청이라고 여겨지지 않는지

안해도 괜찮게 버젓이 지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지

지금 이 상황이 그의 시선에선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세요

그의 상황과 맥락을 보세요

상황을 보면 사람을 미워하지 않게되요

맥락으로 보면 이해가 되요

사람 탓 안하게 되고

감정에 덜 휘둘려요

그때 단서가 보일 수 있어요

거기에서 다음 단계를 펼칠

단초를 찾을 수 있어요


변화는 결국 기다림 끝에 와요

하루아침에 확 안 바뀌더라구요

여름 소나기는 세숫대야로 퍼붓는 것처럼 내려도

잠깐 내려서 그런지 흔적 없이 금방 말라버려요

반면에 봄 보슬비는 가늘게 소리없이 내려도

며칠씩이나 땅을 질퍽거리게 만들죠

길게 오래 해야 깊이 스며들어요

가늘고 길게 가요, 우리

지치지 말아요, 우리

우리에게 시간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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