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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Nov 10. 2022

성찰일지(10)빛과 그림자


어떤 날은 내가  세상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내면도 깊어지고 실력도  많이 좋아졌는데 

얼굴마저 많이 안 망가졌다 싶은게 

유독 이뻐보이는 날이 있다.


또 어떤 날은 이렇게 찌질하고 못날 수 있나 싶게 마음에 안 든다.

팔자주름은 깊어지고 

노트북 화면은 뿌얘 보이는데 

아직도 처리해야 할 문서가 8개가 넘는 날, 

창업12년차가 아직도 이 짓을 하고 있나 싶은게 

슬프고 우울하다 

이 나이 먹도록 뭐했나 싶게 초라하고 비루하다. 


어떤 날은 나의 열정과 적극성이 

너무 마음에 들다가도 

어떤 날은 나의 조바심과 조급함에 

치를 떤다


어떤 날은 나의 낙관성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나의 대충 하는 습관과 덜렁대는 것이 

지긋지긋하다


이럴 때 정신 차려야 한다

이럴 때 알아 차려야 한다


나에게는 밝은 면도 있고 어두운 면도 있다 

빛이 그림자를 동반하듯

나의 열정은 질투와 쌍으로 오고

나의 추진력은 덜렁거림과 어깨동무하고 온다 

둘다 끌어안아야지..

둘다 내 모습이지..


동료도 그렇다

어떤 날은 내가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했길래

이렇게 인복이 많나 싶게 감사하다

말하지 않아도 꼼꼼하게 알아서 다 하고 

내가 놓친 것까지 챙기는 그 신중함에 

탄복하다 못해 

가서 꼭 안아주고 싶다


그런데 또 어떤 날은 

왜 저렇게 걱정이 많고 겁이 많나 답답하다

그냥 하면 되는데 따지고 재는 모습에 

아주 진절넌덜머리가 난다

그냥 내가 하고 만다 

소리 지르고 싶다


그리고 그때… 

정신 차린다…알아차린다..


동료도 신중함과 세트로 

염려스러움이 오는구나 

동료의 완벽함은 두려움을 동반하는구나

두개는 뭐가 더 좋고 나쁜게 아니라 

그냥 둘다 있는 거구나


솜이 푹신하지만 딱딱하지 않은 것처럼

바늘이 뾰족하지만 말랑말랑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는 양면성이 있지…

둘다를 품어야지.. 

둘다를 허용해야지


필요할 때 필요한 거를 

잘 쓸수 있도록 하는거지

고치고 바꿔서 쓰는게 아니지..

알아차린다. 정신 차린다. 

알아차림이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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