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윤정 Nov 10. 2022

성찰일지(11)주문을 걸다


일도 집중이 안 되고 글도 안써지고 

명상도 안된다

먼발치조차 아니고 방송으로 하루 지나 

알게 된 나도 이런데 

희생되신 분들의 가족

아직도 부상중이신 분들 

지인을 잃으신 분들

겨우 생존하신분들

그 자리에서 목격하신 분들은 

마음이 어떨까 


웃으며 고객사와 일 얘기를 하다가

입을 옷을 고르고 화장을 하다가

추어탕을 입에 넣으며 '아 맛있다' 감탄하다가

파리채를 맞듯이 

죄책감이 따가와 멈칫한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그렇다고 지금 내가 할수 있는게 또 뭐가 있을까

안개같이 무력감과 자책감이 서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기운이 빠지고 시름시름 아프다


지금 이것은 건강한 공감이 아니다

누적된 분풀이다

투사한 자기복수이고

회피하려는 자기합리화다


칼이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흉기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공감도 모두 좋은건 아니다


아픔을 함께 느끼고 반성하되 

투사하지 말고 간격을 두어야 한다

지금은 공감하며 함께 슬퍼할 때가 아니라

공감버튼 옆에 있는 행동버튼을 눌러야 한다


내가 괴로와서 나 챙기기도 버거우면

상황을 직면하고 바로잡을 힘을 낼 수 없다

공감만큼 거리감을 갖자

감정만큼 이성을 찾자


균형감…,균형감…

나에게 주문을 건다

작가의 이전글 말에서 금을 찾다!! 말금(4) 반성문 대신 계획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