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울릉도 여행을 계획할 때 독도는 일정에 없었다. 일 년 365일중 입도를 하는 것이 60일밖에 되지 않아서 삼대가 덕을 쌓아야 들어갈 수 있다는 독도. 울릉도를 여행하다 보니 갑자기 독도가 궁금해졌다.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독도에 갈까 싶어서 가보고 싶은 섬 어플에서 예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예약에 성공하면 가는 것이고, 안되면 그냥 울릉도 여행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예약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이지 너무나 순조롭게 독도 예매에 성공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행운은 변덕스러운 8월의 날씨 가운데 여행 내내 날씨가 환상적으로 좋았다는 것이다. 독도도 이렇게 쉽게 갈 줄 누가 알았을까? 개인적으로 거제도의 외도(보타니아)를 7번 도전에 아직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독도 배편 및 시간표
저동항에서 배 시간을 확인하고 늦지 않게 미리 서둘러 갔다. 독도는 여러 항에서 출발하는데 시간대별로 항구가 다르니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문자가 제때 오지 않아서 어느 항으로 가야 할지 많이 당황했다. 그래서 여객터미널에 가서 시간과 항구를 확인하였다.
배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가면 독도에 도착하게 된다. 독도에 도착하였다고 무조건 입도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독도의 특성상 파도가 심하고 접안이 실패하는 경우가 있어서 배를 댈 수가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방송이 나왔다.
‘아, 배를 탔다고 끝난 것이 아니구나!’ 아차 싶었다. 제발 파도가 심하게 치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독도에 거의 다 왔을 때 방송으로 독도 수비대에게 준비해 온 위문품이나 물품에 대해서 안내하는 방송이 나왔다. 미리 준비해 오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매점에 가보니 가격대별로 상자에 넣어서 메모지가 붙여진 채로 판매하고 있었다. 하나를 선택해서 정성스럽게 편지를 쓰고 가슴에 안고 자리에 앉았다. 만약에 다음에 올 기회가 또 생긴다면 미리 준비해오겠다고 다짐했다.
접안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선회해서 독도를 한 바퀴 돌고 나가는 코스로 바뀌게 된다고 방송이 나왔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멀리 보아야 아름답다는 말처럼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그 아름다움이 잘 보이지 않듯이 선회관광을 하게 되면 독도를 눈에 가득 담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운이 좋게도 접안에 성공하였고, 우리는 무사히 독도의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정말 그 기분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아름다움으로 치자면 울릉도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지정학적인 의미로 보았을 때 독도의 중요성을 알기에 허투루 보고 넘길 수가 없었다. 구석구석을 눈에 담아 보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많은 인원의 사람들이 독도의 이사부길 앞에 거의 다 모여서 사진을 찍다 보니 시장처럼 혼잡했고, 사진 찍느라 모두 정신이 없었다. 이사부길 푯말 앞에는 50m 이상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보니 독도를 너무 수박 겉핥기식으로 둘러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도의 산 중턱까지 해안 산책로 같은 나무 계단이 보였는데, 입구부터 차단이 되어 있어서 오를 수가 없었다.
올라가면 독도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아쉬웠다. 독도를 나가는 길에 차라리 선회하며 돌아보고 떠나는 코스가 있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생겼다.
태하 해안 산책로는 모노레일이 있으나 일찍 마감되는 곳이다.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니 마감이 되었다면,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으니 걸어서 올라가는 것도 추천한다. 천천히 자연경관을 즐기면서 바다와 산의 경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이곳의 최대 장점이다.
태양 빛과 구름 날씨에 따라서 바다색이 달리 보이기도 하고, 태양의 위치에 따라서도 다르게 보이는 것이 울릉도의 경치인 것 같다.
그리고 산책로도 정말 잘 만들어 놓아서 무리 없이 다닐 수 있게 해 놓았다. 지금은 보수공사로 막아놓은 구간이 있어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경치가 멋있어서 모든 것이 용서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