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놀라고 의사도 놀라고
4년 전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두통이 심해지다 보니 주변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아졌다.
지금 생각하면 가족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고. 병원을 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는 4년 전 엄마의 칠순기념 여행으로 괌에 다녀왔다. 구정연휴를 이용하여 다녀온 여행. 따뜻한 괌에서 4박 5일 여정으로 놀다가 올 때는 괜찮았었는데,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머리가 아파오고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고 있는 내 모습에 놀라 연휴가 끝나는 다음날 병원에 가야겠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잠이 들었다.
동탄의 대학병원에 가서 신경외과를 찾아가서 머리가 아파서 왔다고 하고 접수를 마쳤다.
간호사님이 혈압을 재보라고 하는데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200이 넘는 숫자를 가리키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보다는 그 상황이 짜증이 났다. "기계가 작동이 되지 않는데요? "라고 말하고 간호사님한테 말을 했다. 간호사님도 프린트된 종이를 보더니 이상하다며 그냥 의사 선생님께 직접 들어가서 재보라고 권하였다.
그때까지 어떤 상황인지 감지하지도 못한 채 나의 차례를 기다렸고, 나의 증상을 말하고 수동으로 혈압을 재보았다. 갸웃거리시는 선생님의 제스처를 보고서야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의사 선생님께서 "혈압이 258 이 맞는데요!" 익숙하지 않은 수치라 그때까지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했더니 당장 응급실에 내려가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잠시 가볍게 병원에 와서 약만 받아가려고 한 것이어서 하나도 준비된 것이 없었고, 무엇보다도 연휴 후의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게 더 급해서 꼭 입원을 해야 하는 거냐고 물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지금 걸어서 이 병원에 오신 것만으로도 기적이라며 당장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머리나 심장이 잘못되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셨다.
갑자기 그 말을 듣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대학 졸업 후에 결혼 후 신혼여행을 다녀온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누가 일하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니고 일을 안 하면 나 스스로가 만족을 못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랬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고, 대학 졸업 후 1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쳐오다 내 일을 하자고 생각해서 공부방을 오픈하고 6년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즈음이었다. 밤낮이 바뀌어 생활한 지도 오래되었고, 밤늦게 끝나면 허기를 채우느라 건강하지 못한 음식들로 내 몸을 괴롭힌 지도 꽤 되었다.
그 당시 코로나의 여파도 있었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나는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당연히 몸무게는 세 자리 숫자를 훌쩍 넘어섰고, 혈압이 그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혈압이 258 몸무게가 107kg 그것이 지난날 내가 받은 성적표였다.
응급실에 들어가서 우선 가장 먼저 혈압강하제를 투여받았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각종 검사들을 받으며 다녔다. 병실을 배정받고 3박 4일 동안 강하제를 계속 투여받았고 최종적으로 낮아진 혈압이 203이었다. 수시로 혈압체크를 하였으며 혈압 258의 원인은 불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