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빠지고 나서 백화점 여성 영캐주얼 코너 활보하기

나도 이제는 평균사이즈

by 정새봄

다이어트하고 살이 빠진 이후로 달라진 점은 셀 수도 없이 많다. 그전에는 검은 티셔츠에 치마레깅스 이것이 나의 주된 옷차림이었다. 편하기도 했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이다. 전에는 디자인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맞기만 하면 그냥 색깔만 조금씩 다른 걸로 여러 개를 구입을 했었다. 찬밥 더운밥 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기성복에서 나에게 맞는 옷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 그래서 홈쇼핑에서 구입하는 옷들은 하나같이 오래 입지 못하였고, 맘에 들더라도 사이즈가 없어서 입지 못하는 상황이 많았다.



그래서 당연히 아울렛이나 백화점에 갈 때면 2-3층에 위치한 여성용 영캐주얼은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었다. 어차피 맞지도 않을뿐더러 그곳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이 된 이후로 대학생 전후를 제외하고 그 이후에는 나와는 인연이 없던 영캐주얼을 나이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활보하고 다녔다. 하지만 우스운 얘기지만 살을 빼고 초반에는 빅사이즈에 익숙했던 오랜 세월 탓에 주저하게 되고 혹여나 온라인구매를 하게 될 경우에 빅사이즈몰을 검색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사람의 습관이란 게 참 무서운 것 같다.



맞지도 않을 큰 옷을 검색하고 또 구입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넉넉한 사이즈로 나온 55와 66 사이즈라는 것을 각인시키기까지 좀 걸렸던 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울렛 매장을 구경하다가 매장 안에 디피되어 있는 옷이 왠지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용기 내어 들어가서 사이즈 있냐고 물어봤다. 혹시 몰라 77 사이즈를 달라고 했더니 직원분이 77은 너무 크고 55나 66 사이즈를 입어보라고 권하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일이람?' 의아해하면서도 이끌리듯 직원이 권하는 대로 입어보았더니 하나같이 찰떡같이 잘 맞았다. 가격도 저렴하고 말이다.



비만인에게 사이즈란 애증의 관계로 맞으면 바로 사야 되는 심리를 이용해서인지 어느 매장에서의 옷값은 정말 눈 돌아가게 비싸다. 그것을 비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구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 이제 보니 사이즈가 평균으로 들어오니 가격도 엄청 저렴해졌다.



기쁜 마음으로 하나만 구입하기로 하였던 계획과는 다르게 여러 벌을 구입하며 돌아왔다. 평상시 같았으면 충동구매해서 자괴감이 들었을 텐데 그때만은 그동안 열심히 땀 흘린 노력의 대한 선물이라고 여기며 기쁜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작년 여름엔 나에게 큰 변화가 찾아왔다. 살이 빠져도 기본적인 자기 스타일은 바뀌지 않는데 작년에 퍼스널컬러를 진단을 받아 보았다. 그래서 평상시 어두운 계열의 옷이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과는 의외로 봄웜칼라인 화사한 코랄색상이 나의 베스트 컬러였던 것이다. 머리색도 밝은 브라운 계열이 어울리고 말이다.



이왕 검사한 김에 스타일을 확 바꿔보기로 했다. 머리도 염색하고 옷도 평생 안 입던 코랄계열의 원피스를 입었더니 친구들과 주변사람들의 반응이 놀라웠다. 내 안의 뭔가가 깨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작년엔 평생에 입어볼 원피스를 다 구입한 것 같다. 드레스룸이 나의 옷들로 넘쳐났고, 자리가 부족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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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캐주얼 코너를 활보한 것을 넘어서서 온오프라인에서 그동안의 한을 풀듯이 옷을 구입하는데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런 것에는 잘 변화를 못 느끼는 남편조차 요즘 원피스를 너무 많이 사는 것 아니냐는 말에 나는 간단히 그동안 내가 원피스라는 것을 입어보지 못했고, 이제 처음 입어보는 것이라서 괜찮다며 응수했다.



이제는 그러한 것에 초연해져서 올해는 옷 구입하지 않는 해로 나와 약속했다. 사이즈가 비슷한 친구들과 나눠 입고 바꿔 입기로 한 것이다. 살이 빠지고 나니 이러한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게 되다니 모든 것에 감사하고 지난날 힘들었던 날들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꾸준히 생활 습관을 바르게 해서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하는 목표가 생겼다. 이제는 정말 평범한 사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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