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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칼퇴

미리 떠나는 차박 여행

by 정새봄

예전에는 절대로 용납되지 않았던 것들이 요즘은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많이 바뀌었다. 중등부 시험 기간에는 빨간 날에도 나와서 함께 시험대비를 했었고, 체육대회나 학교 행사등이 있어도 수업을 강행군했었다.


그런데 세월이 많이 흘렀다. 아이들도 학부모님들의 성향도 많이 바뀌었다. 중등부가 오늘 전체 체육대회를 하는 날이다. 중간고사도 끝나고 아이들이 쉬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가며 말하는데 예전 같았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설득시켰을 텐데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동안 고생했으니 체육대회 하는 날은 쉬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큰 인심 쓰듯이 쉬라고 했더니 터져 나오는 함성. 정말 다음 주부터 열심히 하겠단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센스.


아이들 덕분에 나도 뜻밖의 칼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해가 떠있는 시간에 퇴근하는 게 얼마만인가? 어제저녁부터 가고 싶었던 곳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기 시작한다.


철원의 주상절리길 같은 곳을 가보고 싶었다. 주말에 비가 온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기로 했다. 실내위주로 돌아다니면 되니깐 말이다.


오늘 일이 끝나면 떠나고 싶은 곳이 바로 단양의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단양강잔도이다. 물도 보고 싶고 경치도 구경하면서 열심히 사진과 동영상도 찍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온전히 떠나는 차박 여행으로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뜻밖의 휴가를 얻은 느낌이다. 가끔 이런 일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아니면 큰일 난다는 안달도 하지 말고 조금은 편한 맘으로 내려놓는 것도 워라밸 면에서는 좋은 것 같다.





<오늘 내가 가는 곳>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단양강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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