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27에 외국계 보험회사의 LP로 일한 적이 있었다. LP가 되기까지 준비기간이 6개월이었고, 그 기간 동안 치열한 교육기간이 있었다. 모든 교육이 끝나고 본격적인 일이 시작되었고, 열과 성의를 다하던 나는 운 좋게도 3개월이 지난 후에 베스트 루키상을 받았다.
이런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적응을 할 무렵에 남편의 가장 절친이 보험 상담을 받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초행길이라 혼자 운전하기가 어려워 남편과 함께 이동하였다. 마침 내차로 이동하는 것이라 직접 운전하는 중에 남사를 지날 쯤이었다. 우리는 내리막길이었고, 반대편 5톤 트럭은 오르막길을 오르던 참이었다.
갑자기 트럭이 비틀비틀 중앙선을 침범하며 우리를 덮치려고 하였다. 분명히 꽤 먼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다고 느낄 때는 이미 늦어 버렸다. "어~~ 오빠! 저 차 이상한데? 왜 그러지? 악!!" "새봄아!" 여기가 우리의 대화의 끝이었다. 차는 트럭에 들이 받혀서 공중에 붕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옆에 길 가 아래의 논밭에 차가 전복되었다.
흔히 죽기 직전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볼 수 있다고들 한다. 설마 했는데 나 역시 그 순간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사고 직후 병원 이동후까지 기억이 없는데 충돌 후 땅에 떨어지기 전까지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특히나 그중에서도 미처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컸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결혼 전이었으니 결혼식장면과 세계일주 등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고 후 40일이 넘는 병원 생활을 해야 했지만 그때 이후로 나에게 새롭게 생긴 변화는 무엇이든지 해보자는 것이다. 실패에 대한 아쉬움 보다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얼마나 큰지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망설임이나 할까 말까 하는 고민이 생길 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안 해도 괜찮겠어?" "후회 안 해?"이다.
가장 잘하는 건 성공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잘한 건 실패하는 것이고
가장 나쁜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