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 대변화의 시대
올해 교육부가 발표한 소식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수행평가의 전면 개편이다. 오랫동안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수행평가가 학업의 또 다른 짐이자 불공정 논란의 중심이었다.
누군가는 부모의 도움으로 번듯한 결과물을 제출하고 또 누군가는 사교육의 힘을 빌려 수준 높은 보고서를 내며 점수를 얻기도 했다.
결국 ‘학생 개인의 역량을 평가한다’는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가정 배경에 따른 격차만 더 크게 드러났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개편은 이러한 문제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모든 수행평가가 수업 시간 내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집으로 가져가 완성해야 했던 보고서, 영상 제작, 모형 만들기 같은 과제형 수행평가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부모 숙제’라는 말 자체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교실에서 시작하고 교실에서 마무리되는 수행평가는 학생 본인의 힘으로 완결되는 평가가 된다. 또 하나 의미 있는 변화는 암기식 평가 지양이다.
단순히 외운 내용을 발표하거나, 지필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식의 평가들은 이제 설 자리가 줄어든다. 대신 중요한 것은 학생이 투박하더라도 자기만의 생각과 논리를 담아내는 일이다.
매끈한 결과물보다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나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평가로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이는 교사의 눈길이 더 세심하게 학생 개개인에게 향해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이 변화가 교육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교사의 준비 부담, 수업 시간의 재구성 문제, 그리고 평가 기준을 어떻게 공정하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은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교육은 ‘학생 스스로의 생각’을 길러내는 일이다. 남이 대신해 준 결과물이 아니라, 스스로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다.
수행평가가 그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 더 이상 부담과 불공정의 상징이 아니라 배움의 과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정해진 틀에 맞춰 정답을 가르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생각을 자유롭게 스스로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사고의 완전한 사이클을 학생들 스스로 습관하고 경험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줄 환경이다.
요즘 편의점에 모두 모여서 스마트폰을 하거나 길거리에서 휴대폰에 빨려 들어가듯이 보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많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빈도가 훨씬 높다.
독서논술에 오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서 책을 못 익는 경우가 많다. 눈은 글자를 보고 있지만 머릿속은 집중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금 내가 이 일에 빠져서 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단순한 흥밋거리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간절히 그것을 원하는가? 그것을 이루기 위해 흥미 있는 사람보다 헌신하는 사람이 되어보자-부의 추월차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