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보다 가까운
집에는 홈 CCTV가 있다. 엄마와 본격적으로 떨어져 지낸 지 3년 즈음이 흘렀다. 매일 안부를 묻고 있지만 옆에서 살갑게 말을 섞는 것과는 다를 텐데.. 엄마의 서운한 마음이야 내 마음하고 비교가 안될 무게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핸드폰이 갑자기 무음이 되었던 날이 있었다. 연락을 해도 받지 않고, 지금 당장 달려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마음은 너무 초조했다. 뇌는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지, 안 좋은 방향으로 시뮬레이션이 돌고 나니까 당장 집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놀란 엄마는 왜 갑자기 왔냐고 했지만 그저 쓴웃음을 지으며 보고 싶어서 왔다는 말로 상황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픈 엄마를 보면서 나는 늘 불안했었다. 내 건강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노라고 아무한테나 기도했던 어린 시절이었다.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는 엄마에게 홈 CCTV를 선물하고, 아주 가끔 엄마는 뭐하는지 들여다본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엄마 옆에서 떨어진 적이 없는 나다. 근데 이게 또 이상한 마음인 것이, 엄마가 가만히 앉아서 티브이를 보는 모습을 보면 그게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다.
어렸을 때 엄마는 늘 밖에 나가 있었다. 그때부터 어린 나는 혼자 놀기를 곧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내가 혼자 있는 엄마를 가끔 보며 마음 아파하듯, 나를 떼어놓고 일을 하러 나가야 했던 엄마는 오죽했을까 생각한다. 내가 지금 겪는 마음 아픔과는 다른 종류의 아픔이었을 거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코로나에 걸린 만 65세 이상의 지저질환환자가 우리 엄마에 해당된다. 얼마 전 갑자기 코로나에 걸리고, 나는 배달을 하고 멀리서 엄마와 인사를 하고, 장보기 불편하니 이것저것 해다 드리고 있는데, 한겨울에 아픈 나를 업고 눈 속을 달리던 엄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고백 시리즈의 글을 얼마나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쓸 때마다 조금 괴로운 시간이기도 해서 선뜻 키보드에 손이 올라가지 않는다. 엄마와의 애틋함을 내가 가진 엄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으면서도 꺼내면 아픔이 될까 괜한 미안함으로 돌아올까 별별 걱정이 다 들기도 한다.
끝마치는 날까지 그래도 열심히 적어서 엄마에게 보여주는 게 고백시리즈의 최종 목표다. 너무 늦지 않게, 엄마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시 힘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