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라. 누군가에게는 그저 사치에 지나지 않는 감정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 무엇이 사람을 꿈꾸게 하는가? 이 땅에 발을 디디고 서서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게 하는 힘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인가?
낭만이란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것이다. 손에 닿지 않을 별을 향해 손을 뻗고, 다다를 수 없는 해변으로 발걸음을 내디디는 것이다. 어리석다 할지라도, 그래서 더없이 인간답다. 낭만을 좇는 자는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도 부러워하며 자신도 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누구도 그들에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낭만은 현실을 뛰어넘는 유일한 꿈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고 착각하며,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끝없는 여정에 자신을 맡긴다.
그러나 이 꿈은 고통을 전제한다. 언젠가 부서지고 말리라는 걸 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내딛는다. 빛나는 순간과, 그 뒤에 기다리는 낙심을 함께 껴안으며 나아간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빛을 향해, 무수한 절망과 상처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낭만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완벽한 삶은 없다. 완벽한 사랑도 없다. 그래서 이 불완전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와 손을 맞잡고 함께 꿈을 꾸는 것이다.
낭만은 사람을 독하게도 하고, 부드럽게도 한다. 어떤 이들은 이 낭만을 자신의 심장에 새기고, 끝내 남아 있는 것은 상처뿐이라 하여도 후회하지 않는다. 낭만에 몸을 맡기는 순간, 그는 더 이상 그저 현실에 갇힌 사람이 아니며, 자신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품은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낭만을 좇아 끝내 다다르지 못한 길 앞에서 허무와 회한에 몸을 떨까? 아니면, 그런 순간조차 자신이 살아 있었다는 증거로 웃어 보일까?
아마도 낭만을 이해한 사람이라면, 그저 미소 지으며 담담히 말할 것이다.
"끝내 닿지 못했을지라도, 그 별을 향해 손을 뻗던 순간이 내 삶의 전부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