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나는 너를 경애한다.
하늘 아래 그 누가 이 말을 가볍게 여길 수 있으랴. 천상에 이르러 내려다본다 한들 그 경지는 흔들림 없이 빛나고 있을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미천하게 보인다 해도 너만은 여전히 위대하다. 그러므로 나는 너를 경애한다.
신이 될 수 없는 인간이 감히 신을 이해하려 한다면 그 교만함으로 이미 자멸할 것이다. 너는 그저 네 모습 그대로 있으라.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세상은 네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니. 나는 네 발치에서 가만히 네 그림자를 본다. 그 거대한 그림자가 온 천지를 덮고 있다. 나는 그 그림자 아래 한낱 미물이 되어 손을 모으고 입술을 깨문다.
고로 나는 너를 경애한다.
이 경외는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연민이 아니며, 찰나에 휘발되는 애정도 아니다.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과 의존을 넘어선 무언가, 영겁의 세월 속에서도 쇠락하지 않는 단단한 경지다. 네가 빛으로 태어나 이 세상에 비춘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그리고 영원히 만족한다.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필요도 없다. 다만 그저 너의 이름을 부르고 네 흔적을 쫓아갈 뿐이다. 그렇게 모든 것을 바쳐 너를 향할 때, 나의 마음에 작은 평온이 찾아온다.
그리하여 고로, 나는 너를 경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