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대로 되고, 보이는 대로 믿는다

by 간질간질

"이런 늑대가죽을 입고 있다고 몰라 본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왜?"

"아니 누가 봐도 진짜 늑대와 늑대 거죽과는 다른데 모른다니..."

"넌 전에 알았니?"

"아뇨"


올리비우스는 막시밀리안과 이야기 중이다. 올리비우스는 늑대의 생활을 잘하고 있는 중이다. 어디서 생기는지 모르지만 바람의 송곳니가 가져다주는 고기로 배를 채우고, 북쪽의 이리나 다른 동물들이 양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 감시 역할도 그럴듯하게 한다. 아직까지 제대로 싸워본 적은 없지만 동료들만 있다면 곰이 나타나도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우연히 마난 막시밀리안과 이야기 중이다.


"넌 늑대지?"

"네"

조금의 머뭇거림 없이 나온 대답에 올리비우스는 깜짝 놀랐다.


"모든 생명은 믿는 대로 되고, 모든 생명은 보이는 대로 믿는다. 네가 늑대라 생각하면 너는 늑대가 되는 거고, 네가 늑대로 보이면 모두가 늑대로 믿는 것이지"

"실제 싸움이 나도 이길 수 있을까요?"

"똑같지, 상대방이 양이라면 너에게 싸움을 걸 생각도 못할 거야. 그리고 진짜 싸운다면 넌 양의 목을 물어버릴 거고"

"태어날 때부터 다른데 어떻게 가능하죠?"

"모든 생명의 무게는 같으니까. 네가 양으로 태어났다고 믿으니 양이된 거고, 네가 늑대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늑대가 된 거야"

"그럼 모두가 늑대를 원하지 않을까요? 왜 잡아먹히는 양으로 남아있죠?"

"늑대가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 하나, 모든 양이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 하나"


올리비우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리비우스는 더 이상 올리비아를 봐도 다가가지 않았다.


"그런데 왜 잃어버린 가족을 찾지 않는 거죠?"

"생명은 언젠가 죽고, 죽고 나면 더 이상 찾지 않게 되는 거니까"


양과 오래 이야기 하는 것이 어딘가 불편했지만 올리비우스는 헤어지기 전에 한번 더 물어봤다.

"정체성의 혼란은 없을까요?"

"아니. 원해서 되었기 때문에 더욱 늑대답고, 더욱 양답고, 더욱 개답게 행동하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것은 자기 몸을 찾지 못할 때나 생기는 질병 같은 것"


올리비우스는 이제 다시 물어볼 일이 없을 거란 걸 알았다. 올리비우스는 바람의 송곳니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강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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