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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Sep 09. 2016

4-2. 1만 원의 가치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1만 원이 있어. 세종대왕 한 분. 어렸을 적 세종대왕님은 만지고 싶어도  만질 수 없는 분이었지.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주로 읽고 있는(내가 읽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1만원은 별로 감흥이 없을 거야. 나에게 세종대왕은 지금의 신사임당보다 훨씬 큰 존재였어.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1만 원의 가치는 보기에 따라 참 다르기 때문이야. 


1만 원. 일단 크게 두 방향에서 볼까

소비라는 관점에서 1만 원을 볼 거고, 수입이라는 관점에서 1만 원을 볼 거야. 예는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수준에서 이야기해 볼 거고. 내 의도는 1만 원의 가치가 생각보다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그래. 그리고 1만 원의 가치가 다르다면 그보다 큰돈인 10만 원이나 100만 원, 1천만 원, 1억은 또 완전히 다른 얘기겠지? 돈을 모은다는 것은 제각각 다른 거야. 계속 얘기할 건데 왜 재테크하냐고 물으면 이런저런 이야기보다 '잘 쓰려고 모은다'라고 대답하기를 바래. 내가 바라는 바야. 돈은 잘 쓰려고 모아야 해. 그래야 행복해져. 아주 간혹 돈을 모으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야. 


1만원을 쓴다면

[소비] 배추 한 포기

농담인 거 같지? 1만 원으로 배추 한 포기 살 수 있데.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일시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배추 한 포기를 사면 1만 원이 없어져. 


[소비] 점심 약 1.5번 사 먹을 수 있는 금액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6,566원이래. 그럼 이 돈으로 점심을 약 1.5번 사 먹을 수 있어. 친구 한 명하고는 겨우 점심 한 끼 할 수 있겠네.  


[소비] 스타벅스 커피 약 2.4잔

가격이 좀 다르겠지. 메뉴마다 다르고, 할인 혜택 있는 경우 다르고, 아무튼, 2016년 3월에 나온 기사에 따르면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싸고 가격은 4,100원이래. 이 커피를 마신다면 한 2잔 반을 마실 수 있어. 위에서 점심 먹은 친구라면, 그 친구가 커피를 사야겠지? 


[소비] 버스와 지하철 약 8회

성인 기준이고, 기본요금 기준이야. 기본요금만 내는 사람은 별로 없어. 표를 내고 나가면서 교통카드를 찍으면 꼭 100원이나 200원이 더 붙더라. 할인도 있고 하니 그냥 그렇다고 하자. 


1만 원으로 더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안아. 통신비도 1만 원 당연히 넘을 거고, 주거비는 말할 것도 없겠지 이렇게 작아 보이는 1만 원인데. 이번엔 소비가 아니라 '수입'측면에서 한 번 살펴볼까?


1만원을 번다면

[수입] 최저임금 기준 약 1.5시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

최저임금 기준이야. 그리고 미안하지만 2017년에 해당되는 사항이고. 올해(2016년)는 더 적겠네. 2017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으로 정해졌어. 약 1.5시간을 일해야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이야


[수입] 약 60만 원을 1년 동안 은행에 맡겨야 받는 돈

오늘 (2016. 9. 9일) 은행권 기준으로 가장 높은 정기예금 금리가 1.7%야. 1.7%의 금리로 1만 원(세금 떼기 전)을 받으려면 약 60만 원을 1년 동안 은행에 묶어둬야 해. 10만 원이라면 약 600만 원, 100만 원이라면 약 6,000만 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맡겨놓아야 해. 


다른 수입은 딱히 할 게 없어. 사회초년생 직장인이 1만원을 벌 방법은 월급말고 가지고 있는 물건 팔기?(나쁘진 않아). 길 가다 1만 원을 주울 확률은 모르겠고. 로또로 5등(5천 원)에 당첨될 확률은 1/45래. 45 게임(한 게임당 1천 원이니 45,000원)을 하면 5천 원 벌 수는 있어. 9만 원 투자하면 1만 원 벌 확률이 생긴다고도 볼 수 있을 거 같아. (확률은 내가 잘 몰라서 이 계산이 맞는지는 모르겠어)


오늘 진짜 할 얘기는 이거야.

당신의 수입이 한 달에 200만 원이라고 해볼게. 그럼 당신은 얼마의 정기예금을 은행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생각보다 엄청난 금액이 나와. 계산해 보자.

  200만 원 X 12(12개월) = 2,400만 원

  원금을 A라고 하면, A X 1.7% = 2,400만 원

  원금 A = 2,400만 원 ÷ 1.7%

  원금 A = 1,411,764,706원(원단위 이하는 반올림)


얼마인지 바로 읽을 수 있어? 뒤에서부터 일십백천만 십만... 14억 원이야. 생각보다 많지? 그렇다고 회사에 충성을 다해 온 몸이 부서지도록 일하라는게 아니야. 당신 월급의 가치는 소비 측면의 금액인 200만 원 보다 수입 측면의 이자율로 생각할 때 꽤나 많은 돈이라는 뜻이야. 왜 이런 말을 하냐고? 


돈은 가치 있는 거고 그만큼 잘 써야 해. 

미안해. 결론은 이렇게 재미없고 고리타분하게 말해서. 1만 원을 쓸 때 당신은 60만 원의 연간 이자수익을 사용하고 있는 거고, 200만 원의 월급을 받을 때 14억 원을 은행에 맡겨 놓은 것과 마찬가지의 금액을 받고 있는 거야. 그러니 좀 더 가치 있게 쓰는 걸 고민해봐. 그리고 생각보다 당신은 엄청난 가치의 일을 하고 있는 거야. 앞으로는 어떤 돈을 생각할 때 '이자율'을 가지고 판단하는 습관을 들여놓도록 해. 꽤 많은 도움이 될거야. 


월급쟁이의 최대 강점은 회사에서 놀아도 월급이 나오는 거야. 

주위에 사업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지 않을 텐데 나이를 먹을수록 사업하는 친구들이 생겨날 거야. 회사가 답답해서 나간 사람도 있고, 회사에서 눈치를 줘서 나간 사람들도 있어. 그 친구들 중에 억대의 차를 굴리며 성공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겠지만 상당수의 사업하는 사람들(자영업자 포함)은 월급쟁이들에게 "회사에서 쫓아낼 때까지 붙어있어라"라는 말을 진지하게 해. 왜냐하면 그들은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온 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혜택이라는 것'을 체험하게 된 거지. 월급쟁이들은(특히 사회초년생들은) 그걸 잘 못 느껴. 나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그나마 안정적인 돈이 들어올 때 준비해야 돼. 그게 월급쟁이의 재테크 핵심 중 하나야. 


(오늘의 요약) 당신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야. 



(수정) 부드럽게 읽힐 수 있도록 고치기(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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