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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Jun 14. 2017

[에필로그] 사회 초년생들에게

많은 글들을 잘난 척 써 왔습니다.

글을 쓰면서 새삼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 아는 척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숨기지 못할 정도로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알면 얼마나 알까요? 재테크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적어도 이 바닥에서 수년에서 수십 년을 일을 했거나 아니면 자격증 하나라도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것 하나 없이 뭔가 아는 것처럼 떠들었으니 그 점은 순순히 반성합니다.


왜 이렇게 글을 써 제꼈을까?

처음에는 누군가 이런(재테크) 주제로 글을 쓰면 '돈'을 준다고 했어요. 저의 '잘난 척'하는 습성과 '돈에 대한 욕심'이 맞물려서 글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돈 주겠다고 한 곳에서는 효과가 없어서(인기가 없었다는 뜻이죠) 곧 중단되었지만 저의 잘난 척하는 습성은 멈추지를 못하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나에게 하는 이야기

네. 사회 초년생이라는 알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쓴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나를 위해서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 글을 읽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하루에 200명 정도 되려나? 그것도 재테크 글 뿐만 아니라 브런치에 있는 모든 글들을 더해서 말이죠. 카카오에서 눈에 띄는 자리에 노출해 주면 클릭이 많이 발생하곤 했지만, 온전히 글로써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했던 거죠. 그리고, 인기(?)가 없었음에도 계속 글을 쓰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는 아주 적은 사람들이지만 '반응'을 해주는 사람들 - 주로 사기에 잘 낚이는 사회 초년생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스스로에게 계속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돈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정말 그래요. 한국전쟁 - 저는 6.25 사변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나이이기도 합니다만 -을 겪은 저의 부모님 세대에게 생존과 직결되는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배부른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믿어요. '행복하다'는 말은 꼭 돈과 비례하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순서에 너무 익숙한 나라에 살다 보니 그게 어렵더라고요.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것에 가치를 둔다는 것은 뜬그룸 잡는 이야기로 여겨지잖아요. 점수, 또는 재산은 숫자로 바꿀 수 있어요. 그래서 순서가 매겨지죠. 하지만, 행복은 숫자로 바꿀 수 없어요. 그냥 내가 좋으면 그만이거든요. 근데 살다 보니 너무 다른 사람과 비교가 가능한 숫자만 따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게 싫었어요.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거나 듣지 않은 거죠.

고등학교 때 까지는 대학 이야기를, 대학 졸업하고 나서는 연봉 이야기를, 돈을 벌면서부터는 노후와 재테크라고 불리는 재산 형성에 몰두해야 하는 게 어색했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인생의 절반이 지나버렸네요. 이제 노안 때문에 가까운 글씨도 잘 보이지 않고, 몸 구석구석은 고장이 나고 있는 때가 되었는데 막상 뒤돌아보니 '잘 버텼다'라는 거 말고는 잘 모르겠어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언제 내가 가장 남들 눈치 안 보고 웃는지 알 수 없게 되었죠. 남들 기준에만 맞추다 보니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거였어요. 너무 오래 속였나 봅니다. 이제 진짜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누군가는 말했지만 난 듣지 않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재테크는 돈을 가장 잘 쓰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글을 어느 정도 쓰다 보니 확실해졌습니다. 재테크는 노후를 위해서, 안락한 삶을 위해서 하면 안 됩니다. 재테크는 정말 가장 즐거운 곳에 돈을 쓰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그러려면 먼저 내가 뭘 할 때 가장 즐거운지 계속 자기와 이야기를 해야 할 겁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면서 '좋아요'라는 것을 한 분들은 아마도 본인이 원해서라기 보다는 주위에서 시키는 대로 잘 자란 분들일 겁니다. 저처럼요. 이제 자기와 이야기를 하세요. 언제 제일 즐거운지 언제 가장 뿌듯한지, 언제 밥을 먹지 않아도 몰두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재테크는 그런 일들을 하기 위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요한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본편은 마무리합니다.

나름 기본적인 것들은 설명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브런치를 보면 재테크에 대해서 더 잘,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설명하시는 분들의 글이 많이 있더군요. 이제 기본을 익히셨으니 다른 글들로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비 전문가이자 사회초년생들을 홀리던 사람의 역할은 한 번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제가 뭘 더 좋아하고, 언제 행복해해서 늙어 죽기 전까지 하고 싶은 게 뭔지 알아볼 생각입니다. 사회 초년생 분들도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미래요? 행복한 사람이 많으면 국민소득이나 주가지수와 상관없이 좋은 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찾아보죠.


혹시라도 더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비전문적인 사람의 이야기라도 듣고 싶으시다면 메일 주세요. toritellerc@쥐메일입니다. 제 능력이 되면 설명할 거고, 능력이 안되면 모른 척할 겁니다. 그리고, 지금 열심히 밀고 있는 '월급쟁이가 알아야 할 뉴스'에 좀 더 집중해 보다가 아닌 것 같으면 또 다른 걸로 넘어가야죠. 돈도 안 되는 일인데 싫은 것 억지로 할 필요는 없잖아요? 네. 그래서 전 회사일은 적어도 돈 받는 것 이상으로는 하려고 마음으로는 노력 중입니다. 윗선에서는 그리 안 보시겠지만 말입니다.


지금도 불면증인가 봅니다.

요즘 나이를 먹으니 엄한 것에 신경을 뺏기고 잠은 잘 못 자고, 그렇다고 회사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갱년기를 보내나 봅니다. 억지로라도 자러 가야겠죠. 내일 회사 출근은 해야 하니까요.


요즘엔 다시 정장을 입고 싶네요. 그런데 후배 하나가 팩트 폭력을 해서 접었어요. "너무 낡았어. 입지 마" 양복 하나 사기에도 고민하는 사람이 무슨 재테크는...


비록 하루에 적은 수의 분들이 읽어주셨지만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God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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