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주식의 가격
주식은 회사의 주인이라는 증서.
수익 측면에서만 보면 주식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는 두 가지. 하나는 회사가 장사(영업, 비즈니스 뭐든)를 잘 해서 돈을 벌면 주주에게 나눠주는 배당수익. 또 하나는 주식의 가치가 오르락내리락할 때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생기는 시세차익.
경제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주가가 올랐다', '주가가 내렸다(빠졌다)' 이런 얘기는 들었을 거야. 그럼 주가는 뭘까? 주식의 가격이라고 보면 돼. 주가(株價, stock price). 물건 가격은 뭐지? 그래 물가! 장사해서 이득을 남기는 방법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야. 가격은 변해. 주식도 하나의 물건으로 생각해 볼까? 주식을 상품(물건)으로 볼 때는 '회사의 주인' 개념은 생각하지 마. 시세차익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거니까.(하지만, 회사의 주인으로서 받는 '배당수익'하고 연결되긴 해) 오늘 이야기하는 주식은 '상품'으로만 생각!
상품 가격은 고정되어 있을까? 아니.
요즘 라면값은 얼마지? 옛날에도 그 가격이었을까? 아니지? 주식도 똑같아. 가격이 달라져.
그럼 가격은 오르기만 할까? 아니!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옛날에 노트북을 샀다면 지금보다 훨씬 사양이 떨어지는 제품이지만 훨씬 비싸게 줬어야 했을 거야. 요즘은 옛날에 비해서 훨씬 싼 가격에 훨씬 사양 좋은 노트북을 살 수 있어.
아무튼, 주가도 변한다! 이건 이해하기 쉽지?
이 부분이 일반 상품과는 다른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야.
오랜 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가격이 변하는 상품과 달리 주가는 하루가 아니라 매시, 매분, 매초 변해. 그리고, 상품 가격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져. 일정기간 동안 오르거나 내리거나. 주가는? 오래 보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엄청난 널뛰기를 해. 오르락내리락 정신없지. 나중에 얘기할 거지만 혹시 '주식 시세표' 본 적 있어? 보면 금액이 계속 바뀔 거야. 눈 돌아가게 변해.
오로지 돈만 보는 입장에서 보면 자주 변한다는 건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해. 기회가 많다는 뜻은 손해 볼 위험도 높다는 뜻이고. 이렇게 변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따라가면서 수시로 거래하는 걸 '단타매매'라고 불러. 100원 오르면 팔고, 100원 내리면 사고. 하루에도 금액은 수십 번(수백 번, 수천번일 수도) 변하니까, 그리고 주식은 딱 한 종목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거의 무한정에 가깝게 사고팔고 할 수 있어.
쉽게 정리해 보면. 금액이 엄청나게 자주 변한다. 그만큼 사고팔 기회와 위험이 있다.
어떤 회사의 가치가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변한다는 게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 돼.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를 생각해 봐. 직원 중 한 명이 일을 안 하면 주가가 낮아지고, 직원 중 한 명이 일을 열심히 하면 주식이 오르나? 실시간 감시할 수도 없을 거고, 자동차나 물건이 하루에 엄청나게 바뀌는 것도 없는데 왜 변하는 걸까?
그건 '회사의 미래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계속 바뀌기 때문이야. 주식투자가 힘든 이유 중에 하나가 주가 변동 이유를 논리적으로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사고파는 사람들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어.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주가가 사람들의 마음과 연결되어있다니!
사람들의 마음은 수시로 변해. 그 마음에 따라서 회사의 미래 가치가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나빠지는 것 같기도 하거든. 똑같은 것을 보고도 누구는 좋은 일인 것 같고, 누구는 나쁜 일인 것 같고. 한 회사라도 그 주식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달라. 그래서, 그 주주의 숫자만큼이나 가격이 변하는 거야. 마음이라고 했지만,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각각 '마음먹은 이유'가 있어. 그게 합리적이든 비 합리적이든. 어떻게 보면 주가를 예측하는 주식투자는 주식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게임일지도 몰라.
'합법적인 도박'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 도박과 매우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도박과 명백히 다른 부분도 있는 것이 주식이야. 주가는 '주식의 가치'라고 했지? '주식의 가치=회사의 가치'가 된다고 보면 돼. 그럼 회사가 잘 될 거 같으면 주가는 올라. 회사가 안될 거 같으면? 당연히 떨어지겠지.
주가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따르게 되어 있어. 회사의 가치는 각종 data들로 설명할 수 있어. 전문용어로 '재무제표'라는 것과 '공시', 각종 보도자료 등등의 것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와. 그 data를 잘 보고 해석하면 일정 부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야. 물론! 도박과 비슷해서 '도대체 알 수 없는 이유로도 주가는 오르거나 떨어져' 그것도 엄연한 현실이야. 그래서 말인데 '주가를 100% 예측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사기꾼'이라고 생각해 둬. 그런 사람 없어. 적어도 사회초년생이라면 그런 사람하고 가까이 지내지 마.
S전자라고 예를 들어볼게. S전자가 발표를 했는데, 현재 생산되는 반도체의 용량을 10배 늘려주는 소재를 개발했는데 만드는 가격은 기존보다 절반밖에 안 들고, 특허까지 가지고 있데. 그럼 S전자는 주가가 오를까? 내릴까? (이거 틀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주식은 쳐다보지도 말고 열심히 저금해) 현재 주가보다 훨씬 오를 거야.
왜? 회사의 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가니까. 회사의 가치가 오른다는 뜻은 앞으로 돈을 훨씬 많이 벌 수 있을 거라는 거야. 회사가 훨씬 돈을 많이 벌면, 배당수익도 훨씬 많아지겠지. 아무튼, 이렇게 회사에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을 '호재'(好材)라고 불러. 어떤 기업에 '호재'가 생기면 주가는 올라. 당연한 말이지?
반대의 경우. S전자가 이렇게 발표했는데, 경쟁사에서는 1/4 가격에 용량은 100배를 늘릴 수 있는 것을 개발했데. 그럼 S전자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 (설마, 이것도 틀리면 글 그만 읽고, 그냥 저금해. 주식이라는 단어는 당신 인생에서 지워) 떨어져.
바보가 아니라면, 모든 반도체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경쟁사로 가서 살 거야. S전자의 물건은 살 리가 없어. 당장 회사의 가치는 그대로겠지만(주가는 미리 떨어지기 시작하겠지만), 극복할 방법을 못 찾으면 회사 가치는 떨어져. 계속 못 찾으면 망해. 그 회사의 주식가치는? 휴지. 이렇게 회사에 나쁜 일이 생기는 것을 '악재'(惡材)라고 불러. 어떤 기업에 '악재'가 터지면 주가는 떨어져.
호재와 악재를 잘 구분해서 판단하는 것이 당신의 역할이야.
어떤 기업의 가치가 현재보다 더 나아질 것 같은 이유가 있으면 주가는 올라. 이 부분은 논리적이야.
전철역에서 경험해 봤을지 모르겠지만 잘 모르는 곳에 갔을 때 어디로 가는지 표지판을 잘 안 보고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어느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별생각 없이 좇아가는 경우가 있어. 왜냐하면, 다수가 움직이는 곳이 정답처럼 보이니까. 그곳이 맞다고 믿게 되는 거지. 그래서, 왜 그런지 모르게 그냥 오르는 경우도 있어. 이런 부분은 감성적인 거야.
반대의 경우도 있어.
어떤 기업의 가치가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는 이유가 있어도 주가는 움직여. 내리겠지. 먼저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한 사람들은 빨리 팔려고 할 거야.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계속 가지고 있겠지.
이렇게 좋아질 거라는 사람과 나빠질 거라는 사람들의 판단이 부딪혀서 보이는 곳이 주식시세판이야.
다른 사람의 이야기, 신문기사, 전문가의 분석, 이 모든 것은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자료인 거야. 최종 결정은 당신이 해야 돼. 최대한 감성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돼. 그냥 '감'으로는 알 수 없어. 그래서, 주식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공부를 열심히 해. 이 자료도 보고, 저 기사도 읽고, 책도 파 보고, 증권 방송도 시청하다가 주위 사람들과 열심히 토론도 하고. 주식투자 (수단으로) 쉽게 할 수 있다고 해서 (투자 자체를) 쉽게 할 생각은 하지도 마!
충분히 고민하고 판단한 후에 최종 결정을 직접 해야 해. 이유는? 니 돈이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어. 그리고, 점쟁이도 아니면서 기업의 가치가 오를지 내릴지 항상 맞힐 방법도 없어. 그러니, 오르고 내리는 것을 최대한 맞히려고 한다면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실력이 늘어. 운이 좋으면 한 두 번은 성공하겠지. 지속되지 않아.
100% 맞히지 못해. 하지만 최대한 많이 맞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람이 할 도리. 당신은 그만큼 노력해야 돼. 그나마 조금 쉬운 방법은 범위를 좁히는 거야. 당신이 관심 있는 분야, 당신이 알고 있는 회사에만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방법. 남들이 2배를 벌었네 10배를 벌었네 이야기를 해도 귀를 꼭 닫고, 당신이 아는 곳에서 10%를 벌더라도 그렇게 하는 거야. 10% 작아 보이지? 10%는 예금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수익률이야. 매년 10%씩 늘릴 수 있다면 당신은 엄청난 성공을 하고 있는 거야.
주가 설명하는 것처럼 하면서 괜한 잔소리만 했네요. 이런 거랑 주식 투자해서 돈 버는 것과 별 상관없는데 말입니다. 다음회부터는 좀 더 주식 투자하는데 도움이 되는(≠돈 벌 수 있는)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주식투자를 해봤던 분이라면, 그리고 나이 먹은 분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얘기입니다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 대상으로 한 얘기니 그러려니 해주세요.
점점 그림 그리기가 귀찮습니다. 그림 배우려고 하는데 배우는 곳 찾기가 쉽지 않네요. 제가 원하는 그림은 간단한 '카툰'형식이거든요. 아무튼. 그렇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