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가 필요해
배경 설명을 너무 오래 한 것 같아. 그래서, 직접적인 주식 투자를 위한 준비물 설명을 시작할게.
그전에 복습 하자.
주식은 회사의 주인임을 나타내는 권리증서다.
주식으로 돈 버는 법은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얻는 방법이 있다.
주식투자는 도박이 아니다. 공부 많이 해야 한다. 묻지 마 투자는 도박이다.
일단 위의 내용 정도만 알면 마음의 준비는 된 거 같아.
왜 자꾸 잔소리를 덧붙이냐면 내가 실력이 없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주식투자는 위험한 것이기 때문이야. 정글에 단도 하나 들고 사냥하러 나가겠다는 아이를 보는 마음이 든다고나 할까? 나 같은 서민에게 가장 좋은 사회는 열심히 일하면 먹고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야. 유토피아에 가까워. 현실은 안 그렇지.. 아무튼 시작해 보자.
두 가지는 보통 다 준비해. 하지만, 한 가지는 준비하지 않지. 아무튼 세 가지야.
누가 뭐라고 한들 주식을 사려면 돈이 필요해. 그러니 돈!
얼마가 필요할까? 다다익선이라고 많을수록 좋을까? 아니면, 전설을 써나 갈 것이니까 단돈 30만 원 정도로 시작해 볼까? 굉장히 현실적인 금액을 알려줄게
사람마다 달라. 그러니 얼마 이상 있어야 한다. 그런 거 없어.
그럼 사람마다 다른 금액이 얼마면 될까? 간단한 기준 하나 알려줄게
'다 날려도 치명적이지 않은 만큼'의 돈까지 돼.
간단한 유머 하나. 주식으로 1억 만드는 법?
답이 뭘거 같아? '2억으로 시작한다'야.
이 이야기의 핵심은 '주식은 언제든 손해 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뜻.
그러니 당신의 돈이 다 없어지더라도 당신의 삶이 매우 매우 심각하게 변하지 않을 정도의 금액이면 주식 투자해도 되는 금액이라는 뜻이야.
당신이 투자할 수 있는 최고치
'반토막'이 났어. (예를 든 거야. 금액으로 2백만 원이라고 해도 되고, 70%라고 해도 돼)
날아간 돈만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벌렁. 뒷골이 시큰시큰. 잠은 안 오고. 밥 맛도 없어 살이 빠져. 다이어트하듯 빠지면 좋겠지만 매우 보기 싫게 쪼글쪼글 살이 빠져. 주위 사람들에게 신경질이 늘어나고, 갑자기 눈물이 흐르기도 해. 업무시간에 딴생각이 자꾸 들고, 갑자기 사회가 미워.
이 정도 금액이 투자할 수 있는 최고치야. 이 금액 이상으로는 주식 투자하지 마. 핵심은 '날려도 내가 속은 많이 쓰리겠지만, 티 많이(전혀 안 날 수 없어) 안 나게 극복할 수 있는 금액'이 당신이 투자할 수 있는 최고 금액이야.
이 단계를 넘어가면 당신은 한강으로 가게 될지 몰라. 더 심각한 상황이니까.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다면 더 할 수 있겠지. 남의 돈 빌려서 그냥 다 투자하고 아니면 말고. 그렇게 편안하게 살 수 있으면 더 투자해도 되겠지만 사이코패스 기준으로 설명할 건 아니니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투자금액
당신의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하거나 주위 사람에게 큰 손해를 끼치는 경우라면 절대 해서는 안돼.
예를 들면,
이사를 갈 거야. 그런데, 어떤 사연이든 전세금을 미리 받아서 한 달 정도 시간을 벌었어. (이 말 못 알아듣겠으면, 주식 투자하지 말고 일단 저금부터 해. 싫으면 최대 펀드까지만 해.) 한 달 놀리면 뭐하나 싶어서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했어. → 절대 하지 마. 당신은 가장 기본 터전인 살 곳이 없어져.
등록금을 내야 할 돈이 생겼어. 이번에도 부모님이 일찍 주셨네? 그 돈으로 주식 투자해서 용돈 좀 벌어볼 생각을 했어. → 절대 하지 마. 당신은 공부해야 하는 시기에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어.
친한 지인이면서 투자계의 성공신화 같은 사람이야. 좋은 종목이 있다며 추천해 줬어. 그런데 내가 지금 돈이 없어. 그래서,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돈을 빌렸어. 길어야 3개월 후면 충분히 갚을 수 있을 것 같아 → 절대 하지 마. 집안이 다 같이 망해. 망할 거면 그냥 혼자 망해. 주위 사람 같이 늪으로 끌어들이지 마.
주식 어디서 살 수 있을까? 마트 가면 안 팔아. 은행 가면 요즘은 팔 수도 있겠다. 하지만, 창구에서 못 사. 무조건 '증권 전용 계좌' 만들어야 해. 왜냐고 물으면 나도 몰라. 아무튼, 증권 계좌 만들어야 해. 젊은 사회초년생이면서, 은행 전산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가지지 않았다면 모바일 App으로 만들어. 그걸로 해야 제일 편하고 수수료도 가장 저렴해.
증권계좌 만들기=거래 도구
요즘 세상이 모바일 중심이라서, 스마트폰 있으면 다 돼.
증권계좌를 만들 때도 직접 증권사를 방문해서 만들어도 되지만, App만 깔아도 돼. App 깔고 비대면 계좌 개설(어려워 보이지만 매 쉬운 말이야)하면 자연스럽게 증권계좌와 거래할 수 있는 MTS(이것도 쉬운 말이야)가 생겨. 이제 당신은 주식투자를 위한 준비가 끝난 거야.
※ 쥐포 부스러기 정보
비대면 계좌 개설 : 얼굴 안 보고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뜻.
非(아닐 비) : 아니다.
對面(대할 대, 얼굴 면) : 얼굴 본다.
계좌 개설 : 계좌를 만든다.
얼굴 보고 계좌 만드는 게 아니다. = 얼굴 안 보고 계좌 만든다 = 창구에 가서 계좌 만들지 않는다 = 모바일에서 다 한다. (이런 식으로 계좌 개설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가 카카오 뱅크야. 카카오 뱅크 계정 없으면 그냥 하나 만들어 봐. 그럼 알게 될 거야)
MTS (Mobile Trading System)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 모바일 거래 도구
발전 순서대로 알려줄게.
PC도 없던 시절. 어디서 거래했을까? 증권사 객장.
전화로 하면 편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온 게 ARS 거래 (스마트폰 아닌 유선전화)
인터넷이면 다 되잖아? 그래서 HTS(Home Trading System) : PC에 프로그램 깔고 집에서 하면 됨. 이때부터 진정한 개미들의 주식투자 세계가 열렸다고 봐. 현란한 실시간 변동 그래프를 당신의 책상 위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게 된 거야.
요즘 다 스마트폰 쓰던데. MTS : PC 없어도 화장실에서도, 전철에서도 어디에서든 거래하세요.
어느 증권사의 어느 프로그램이 좋은가요?
쉬운 결론. 당신 마음에 드는 걸로 미루지 말고 일단 개설하세요!
하루나 길어야 일주일 알아보고 개설하도록 해. 누구한테 물어보냐고? 알잖아? X이버(아.. 브런치는 카카오껀가? 그럼 카카오에서... 아무튼! 검색) 보통 이런 기준 이야기할 거야.
- 수수료 싼 것 : 이건 좀 중요하지만, 이것 때문에 계속 미루지 마.
- 편의성이 좋은 것 : 처음 하는 너한테는 다 어려워. (= 별로 중요하지 않은 선택 기준)
- 안정성이 높은 것 : 들어본 적 있는 증권사꺼 해. (증권사 들어본 적 없으면 그냥 저금해. 제발 주식투자 말고 일단 저금!)
내가 강조할 이야기는 지금 결정이 당신의 평생을 좌우하지 않을 거니까. 일단 시작하자고! 어느 정도 주식투자에 익숙해지면 그때 본인에게 최적화된 것을 찾을 수 있어. 그때 바로잡아도 늦지 않아. 그러니 시작해!
어디가 좋은지 검색과 주변에 물어보면 온갖 종류의 이야기를 해 줄 거야. 더 혼란스러워지고 싶다면 점심시간에 증권사 방문해 봐. 그럼 아주 즐겁게 혼란해질 거야.
이건 잘 안 해. 어떤 주식이 좋을지 왜 좋을지 그런 건 대략 고민도 안 하고 끝내. 그냥 주위 사람 이야기 듣고 정하지. 내가 할 얘기는 많은 공부를 하라고 하지도 않아. 딱 한 가지만 부탁할게
당신이 주식을 사고팔 때 '왜?'라는 말에 대한 답을 꼭 어딘가 적어두길 바라.
'왜?'라는 말과 생각이 가장 중요해. 당신의 피 같은 돈을 넣었다 빼는데 왜라는 질문에 스스로 물어보고 답할 수 있어야 해. 어떤 사람을 좋아할 때라면 '그냥'이라고 답해도 낭만적이지만, 주식 투자할 때 '그냥'이라고 하는 건 무책임이야. 자기 돈을 아무 이유 없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성인군자의 태도야. 넌 성인도 아니고, 빌 게이츠처럼 사회 환원을 위해 크나큰 재단을 설립한 사람도 아니야. 그러니 좀 고민하자. 그리고 준비하자.
이유를 쓸 때 길게 쓰려고 하지 마. '그냥'이란 말만 쓰지 마. 기분이 울적해서? 그런 거 말고! 그나마 말도 안 되는 거 같은 이유라도 기분 말고 사실에 기반한 내용을 써. '우리 팀 사람들이 모두 스벅을 안 갔다 → 커피 주가가 떨어질 것 같다' 이건 그나마 말이 돼. '내 입맛에 커피가 쓰다 → 커피 주가가 떨어질 것 같다' 이건 말이 안 돼! (당신이 만약, 커피 원두를 감별하는 전 세계 최고 권위자라면 모르겠다!)
세 가지가 준비되었으면 이제 주식 사고 팔러 떠나 봅시다!
이제 본격 시작인가요? 저도 갑자기 계좌 하나 개설했습니다. 그걸로 설명할 걸 만들어 보려고요. 그런데,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데도 시간 엄청 걸리네요.
브런치 관계자에게 질문 메일 보냈건만(이 건과 관련된 질문은 아닙니다) 답은 안 오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어떤 종목이 오르고 내릴지 전 몰라요. 알면, 따뜻한 남쪽 나라 해변에서 주식 투자하면서 살고 있겠죠. 이렇게 혹세무민 하는 글 쓰고 있지 않을 겁니다.
'쥐포 부스러기'는 말 그대로 먹을 거는 없지만, 없을 땐 그거라도 먹을만하다는 의미입니다. 꼭 외워둬야 할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알아서 손해 볼 일 없겠다는 정도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