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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Sep 18. 2018

[我財告白] 티끌이 태산을 만들까?

끝자리 맞추는 저금

아버지의 뜬금 고백

나의 아버지는 재벌이 아니다. 젊어서는 슬펐지만-지금도 아쉽지만- 지금은 불평보단 감사한다. 아버지의 재테크 방법은 내가 늘 사회초년생들에게 외치는 '저금'이다. 저금만은 아니다. 회사생활도 오래 하셨고-IMF 때 그만두시긴 했지만, 부동산으로 돈을 모으셨다. 남들처럼 여러 채를 사 모을 돈은 없으셨고, 부지런히 발품 팔아 미래를 내다보는 '분양전략'과 '집 늘리기'전략으로 시세차익을 얻으셨다. 

주식투자도 하셨단다. 어머님의 증언에 따르면 "니 아버지가 주식으로 맨날 까먹었지..."라고 하셨으니 주식은 재테크 방안이 아니었다. 


아무튼, 아버지의 주력 재테크 방법은 저금이었다. 


저금 관련 말씀하신 아버지의 뜬금 고백

"내 성격이 좀 괴팍하잖니? (맞다) 그래서, 예금을 하고 이자를 받으면, 나는 이상하게 끝자리가 딱 떨어지게 - 아마, 만원 단위였을 거다-만들어야 직성이 풀려. 그래서 그걸 다시 예금했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티끌모아 태산

이 속담의 의미는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티끌을 모은다고 태산이 될까? 절대 안 된다. 티끌은 아무리 모아도 티끌이다. 태산이 될 리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속담이 나왔을까? 티클도 모으는 습관으로 티끌부터 시작해, 흙과 자갈, 바위로 늘려가다 보면 태산이 된다. 그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방점은 '모은다'에 있다고 생각한다. 티끌은 아주 작은 '가능성'이다. snowball효과라고 한다. 작은 눈덩이를 계속 굴리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는 것. 여기서 중요한 건 '티끌'이기도 하지만, '계속 굴리는 것'이 중요하다. '모은다는 것'. 모으는 것은 늘 주장하듯 '습관'이다. 그래야 티끌이 태산이 된다.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다. 하지만, 티끌도 모은다는 생각으로 '(항상) 모으다 보면' 결국 태산이 된다는 의미로 난 해석을 한다. 


실제 적용해볼까?

예금을 한다. 지금 검색해 보니 저축은행 2,87%라고 나온다. 계산하기 쉽게 3% 라고 가정하자. 1천만 원으로 예금하면 이자는? 일반과세(보통의 세금을 뗀다는 말. 이자의 15.4%를 세금으로 떼는 경우) 기준으로 253,800원의 이자를 받는다. 이제 이자를 어떻게 할지 두 가지 경우로 생각해보자. 


1) 나에게 선물을 주는 경우 

25만 원이라는 액수. 고생한 나에게 보상하기에 적당한 금액이다. 많지도 않고 아주 적지도 않다. 게다가 원금 1천만 원도 남아있다.  


2) '티끌 모아'를 적용하는 경우 

약 5만 원을 더해서 30만 원을 만들고 다시 예금한다. 나에게 주는 선물 없고, 고작 30만 원 더해봤자. 이자를 기대하기에는 턱없이 적다. 그래도 꾸역꾸역 해본다. 


1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금리는 같다고 해보자.


1) 이자수익 25만 원. 달라진 것 없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 하나 더 생겼다. 

2) 이자수익 26만 원. 약 1만 원 올랐다. 


이러한 결과라면 '역시 티끌은 티끌'이라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 겨우 1만 원 차이. 


하지만 '모은다'는 관점으로 한번 접근해 본다.  

10년이라면 어떻게 될까? 10년간 반복을 한다면. 


1) 동일하다. 나에게 준 선물이 10개가 되었다. 돈만 생각하면 1천만 원만 남아있다.

2) 10년이 되면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약 1천3백만 원이 생긴다. 3백만 원이 더 모였다. 

10년에 겨우 3백?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10년에 3백. 1년에 약 30만 원. 10년간 '꾸역꾸역' 모았는데 겨우 1년에 30만 원.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라고 생각해도 이상할 게 없다. 


%의 관점

이렇게 생각해 볼까? %로 따져보자. 1천만 원이 1천만 원이 된 0%의 성장. 하지만, 1천만 원이 1천3백만 원이 되었다면 30%.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의 금액이 당신에게 남게 된다. 3백만 원이라고 하면 적어 보인다. 매우. 하지만 %로 바꾸면 매우 큰 숫자가 된다. 30%


'모으기'의 마법

1천만 원으로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연봉도 오르고, 더 줄여서 원금이 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금액을 그냥 1억으로 늘려본다. 그리고 계산해본다. 쉽다. 

1억을 가진 사람은 1억이 남는 경우와

1억을 가진 사람이 1억 3천이 되는 경우. 3천만 원이라면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럼. 10억을 가진 경우라면? 3억 원의 차이. 세세히 따지면 다르겠지만 그래도 3억 원의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나의 경우엔?

훌륭한 아버지 밑에서 편하게 자란 나는 아버지의 습관을 한참이나 지나 이제 깨달았다. 맞다. 1천만 원 예금하고 이자가 남으면 나는 돈을 더해서 예금한 게 아니라 끝자리를 떼내서 내게 선물을 주고 예금을 했다. 결과는 '제발 그러지 말라'라고 이렇게 글 쓰고 있다. 슬프다. 


지금 20대나 30대 초반이면 절대 알 수 없는 시점이 중년이다. 중년(40대 중반 이후부터 60대 이전으로)은 절대 안 올 것 같고, 오더라도 매우 매우 뒤에 올 것 같다. 근데, 생각보다 매우 빨리 온다. 사회초년생에게 10년이란 시간은 매우 매우 긴 시간이 아니다. 이 말 아무리 해봤자 안 믿길 테니 당해보면 안다. 생각보다 매우 금세 닥치는 시간이다. 그러니 그냥 지금부터 하면 좋겠다. 하라고 말해봤자 말도 안 들을 테지만-나처럼- 하는 사람은 할 거니까. 그리고 나중에라도 이런 말을 한 아저씨가 있다는 것으로 난 이 사회 젊은이들에게 할 도리를 조금이나마 했다고 생각하련다.  


한마디 더 하면

나를 위한 선물을 주는 것 나쁘지 않다. 그리고, 10년간 꾸역꾸역 모아봤자 돈 적은 것도 사실이다. 할 얘기는 단순하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에 돈을 쓰고 남는 것은 계속 '모은다' 그럼 시간이 지나서 당신에겐 돈이 남는다. 


티끌은 티끌이다. 하지만, 티끌까지 '모으려고'하면 모인다. 태산은 안될지 몰라도 동산은 된다. 그러니 불필요한 것은 잊고 모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이뻐하게 된다. 


이제라도 하려고 연습하는데 쉽지 않다. 습관이 그렇게 들었기 때문. 티끌을 모으는 것은 절대적으로 '습관'에 따른다. 습관 참 무섭다. 


그러면서 추천하는 글 

이 에피소드는 골드래빗님의 글에도 나온다. 내 글 보다 훨씬 수치가 잘 들어가 있는 글이다. 골드래빗님은 내가 볼 때 재벌은 아닐지 몰라도 우리 아버지처럼 먹고살만한 재산을 모으셨을 거다. 


https://brunch.co.kr/@holidaymemories/106


다음엔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생각입니다. 

이상한 욕심 하나 놓아버리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포기하면 편해'라는 말. 적용하는데 참 힘들지만 이제 정말 놨어요. 그랬더니 마음은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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