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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Jan 23. 2022

[책] 세계 역사 이야기 3

교양있는 우리아이를 위한 <근대편>

아이의 공부 책상이자, 식탁이자, 놀이터이자, 쓰레기장인 거실에 놓인 테이블에서 묵직한 책을 발견했다. 책의 두께나 표지만 보면 최소한 청소년을 위한 책일 것 같은데, '우리 아이를 위한'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부모입장에서야 아이가 성인이 되고, 중년이 되고 환갑을 해도 아이로 보이겠지만 남의 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도 어른처럼 보이는 내가 괜한 트집을 잡는다 생각하기로 한다. 

표지나, 두께 무엇보다 무게가 아이용은 아닌 거 같아 무게를 재 봤다. A4 크기보다 작지만 두께까지 생각하면 꽤나 묵직하다. 요리해보겠다고 산 정밀저울은 자기가 책 무게를 재게 될지 몰랐을 거다. 누구는 태어날 때 부터 일이 정해진건 아니니까. 무게를 재면 일단 제 역할을 하는 것. 듣지도 못하겠지만, 저울 본연의 역할을 했다고 칭찬해줬다. 1g 단위까지 측정하는 저울이 알려준 무게는 1,130g. LG노트북의 자랑 그램보다 무겁다. 노트북보다 무거운 paper book을 누가 살까 싶었는데 우리 집에서 샀네.


책을 읽기 전의 생각들

교양이라는 단어가 뭔지 솔직히 모르겠다.

아이를 위한 것인지 그것도 모르겠다.

근대 편이라고 하니 1,2편은 고대와 중세일 거 같다. 이건 교보에서 확인했다. 맞다. 연륜으로 맞췄다고 혼자 뿌듯해 했다. 


이래서 교양인가?

총 42개의 챕터(장)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30장에 나오는 '아이티 노예들의 봉기' 장면이다. 세계 역사라고 했지만 서양이나 중국의 역사만 나오는 건 아니다. 전 세계의 역사를 빼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언급한다. 물론, 중심은 서양이고 디테일하게 나오는 나라의 역사는 미국이다. 저자가 미국인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일본, 인도, 중동이 등장하고, 유럽의 제국주의가 괴롭혔던 아프리카, 북미, 중남미, 오세아니아까지 등장한다.

엘리자베스 1세부터 미국의 골드러시까지의 시대각각의 중요한 사건들을 연결하면서 소개한다. 각 장의 앞에는 지도가 나와서 지금 나오는 이야기가 어느 지역에서 벌어진 건지, 어느 지역과 관련되었는지 알 수 있게 소개한다. 교양인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 


아이를 위한?

글은 아이에게 이야기하듯 쓰여있다. 이야기 듣듯 읽어나갈 수 있지만, 세계사 배경지식 없이 듣기에는 버거울만큼 상당히 많은 정보들들어 있다. 고풍스러운 삽화. 세밀화를 전문으로 그린 분의 작품이라고 한다. 위의 이미지는 이로쿼이족이다. 인디언이라 배웠지만 요즘은 네이티브 아메리칸이라 불리는 사람들. 아이가 '재미없다'며 외면한 것이 이해된다. 아무리 이야기 처럼 들려줘도 유튜브에 익숙한 초딩들이 보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분에게 추천을

세계사를 좋아하는 분들 - 생각보다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사건들을 잘 연결시켰다.

세계사 지식이 연결되지 않은 분들 - 하나의 사건에 이어서 나오는 사건들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왜 이 사건 다음에 이 사건이 나오는지 꿰어지는 느낌이다.


이런 분은 다시 생각을

교양 있는 초등학생으로 키우고 싶은 부모 : 즐거워할 아이들은 희귀할 것 같다. 적어도 중학생은 되어야...

세계사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 : 재미를 만끽하기엔 등장하는 인물과 소재들이 낯설 거 같다. 삼국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요약본을 읽는 느낌이랄까


교양 있는 어른이 된 기분이다.

자기 집에 거리낌 없이 과자봉지를 투척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 교양이 부족한 나의 아이는 옆에서 열심히 레고를 뒤지고 있다. 교양이 부족한 어린이가 분명하다. 그러다 갑자기 '교양'이 뭔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교양의 척도가 뭔지도 궁금해 지지만 아무튼, 난 교양을 충전한 기분이다. 뿌듯하다. 요즘은 내 책 보다 아이 책을 보는 것이 더 좋다. 사실, 책을 잘 사지 않아 문제. 교양 있는 꼰대가 되기위해 아이 책장을 좀 더 뒤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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