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를 더 받는지 계산해 보기로 했다.
토스에서 1억 원까지 2%의 금리를 쳐준다는 것은 알고 있어, 남은 돈을 긁어 모아 잘 모셔뒀다. 어느 날 토스에서는 매일매일 이자를 주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무슨 얘긴지 모르는 경제 초보들을 위해 친절한 토리텔러씨는 단리와 복리를 설명하기로 마음먹는다. 단리는 고정된 원금에 따른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그럼, 복리는 원금이 고정되지 않고 변한다는 의미인데 어떻게 변할까? 예를 드는 것이 가장 편할 듯하다.
조건 : 원금은 1천만 원, 이자율은 10%/연, 2년간 예금한다고 가정, 복잡하니 세금은 없다고 가정
1) 단리 → 총이자 200만 원
1년 차 = 원금 1천만 원 X 이자율 10% = 100만 원.
2년 차 = 원금 1천만 원 X 이자율 10% = 100만 원.
2) 복리 → 총이자 210만 원
1년 차 = 원금 1천만 원 X 이자율 10% = 100만 원.
2년 차 = 원금 1천1백만(원금 1천만 원 + 1년 차 이자 100만 원) 원 X 이자율 10% = 110만 원.
단리는 첫 원금을 기준으로 이자를 주는 방식이라면, 복리는 원금(A)에 이자(a)를 받으면 다음 이자를 계산할 때 원금이 A+a으로 계산한다. 복리(複利, compund Interest)의 '복'이 겹치다, 거듭된다는 뜻이다. 쉬운 예로 복사(copy), 복붙이 있다.
위의 예는 연복리다. 매월 이자를 원금에 더한다면 월복리, 매일 이자를 원금에 더하면 일복리가 된다. 항상 토리텔러씨가 주장했던 내용이 '요즘 은행 상품 중에 복리는 없다'였는데. 있네!. 이렇게 없는 줄 알았던 것이 발견되는 것을 그럴듯한 용어로 풀면 '블랙스완'급이라 부를 수 있겠다. 블랙스완은 경제뉴스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폭락이나 폭망 같은 매우 안 좋은 상황에 쓰는 거라 슬며시 뒤에 '급'을 붙이는 꼼수를 쓴다. 일복리는 매우 좋은 상품이다.
계산을 직접 할 자신은 없다. 분명 인터넷에 있을 거라 생각해서 검색했다. '일복리계산'으로 검색하면 쉽게 계산해주는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계산해 봤다. 토스 상품의 상황에 맞도록 위해 원금은 1억 원, 이자율은 2%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간은 당연 1년이다. 심장이 두근두근 하다. 대체 얼마나 차이가 날까?
케이스 1) 연복리를 적용 (=1년은 위의 예에서 단리와 같다)
이자 : 2,000,000원
케이스 2) 월복리를 적용
이자 : 2,018,436 (단리보다 무려 1만 8천 원 정도를 더 받는다)
케이스 3) 일복리를 적용 (토스가 말한 것이 이 것!)
이자 : 2,020,078원 (단리보다 무려 2만 원 정도를 더 받는다. 어라?)
1) 내가 1억 원을 넣어둘 리 없다. 1천만 원? 그래, 1천만 원으로 하자.(이것도 어렵겠지만...)
그럼 원금의 1/10이니. 이자도 1/10이 될 것이고. 그럼 단리보다 2천 원을 더 번다.
2) 일복리를 받는 방법은 매일매일 토스 앱에 들어가서 '이자 받기'버튼을 눌러야 한다.
그럼 365번을 눌러야겠네. 한번 누를 때마다 약 5.5원을 더 벌게 된다.
티끌인가. 태산인가... 각자 생각대로 할지 말지 정하는 게 맞겠다.
난 그냥 생각날 때마다 하기로 했다. 하루에 5.5원이라... 만약 100만 원을 넣어 뒀다면. 0.5원 정도.
200만 원은 넣어야 누르는 값이 1원은 되겠네.
토리텔러씨는 계산이 틀릴 경우를 대비해 이 결과는 해당 서비스의 값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말을 꼭 남기기로 했다.
별 대단하지 않은 부스러기들
○ 위에서 계산한 결과에 세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세금을 넣어서 계산하면 실제로 내가 받는 이자는 더 줄어들게 된다. 원금에 더해지는 눈곱만 한 이자 자체가 줄고, 내가 받는 이자금액에서 세금을 떼기 때문이다.
○ 토스뱅크의 이 서비스는 머리를 잘 쓴 서비스로 보인다. 토스의 당면과제는 기업공개(IPO)라고 알려져 있는데, 매우 적은 비용으로 사람들이 app을 빈번하게 방문하도록 만든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많이 쓰지 않으면서 이용자의 충성도와 재방문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 핀테크의 힘이 아닐까. 아주아주 옛날 사람들이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이자를 계산하는 시기에는 불가능했을 거다.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온라인 뱅킹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자는 1년에 한 번 받는 것이 상식이었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서 선도적인 업체들부터 겁 없이 사용자에게는 편리한 서비스를 도입한다. 카카오뱅크도 혁신적이었는데 토스는 더 혁신적이다. 혁신적인 일은 항상 부작용이 있다. 부작용을 어떻게 대처할지가 토스의 성장을 가늠할 듯하다.
○ 토스는 1억 원까지 2%를 준다. 정확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통장잔고 기준 1억이 아닐까? 그래서, 1억 원을 넣어두면 이자를 2% 주겠지만, 1억 원이 넘어가는 금액부터는 2% 적용을 받지 않을 것 같다. 뭐. 이런 고민은 1억 원이 있고 나서야 의미가 있겠지...
○ 우리나라 예금자보호법상 보호되는 금액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한 금융기관당 5천만 원이다. 혹시나 토스에 문제가 생기면 확실히 보장받는 금액은 5천만 원까지다. 토스가 위험하다고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목적이 아니라 보호받는 금액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대부분 증권사의 CMA는 예금자보호법상 보호대상도 아니다. 그렇다고 증권사 위험하니 돈 빼야 한다는 사람 없지 않나. 알고 있을 것은 알고 써야 나중에 속았네 아니네 말을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