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연준씨만 이야기하다 갑자기 영란씨가 나타났다. 내가 언제부터 이들을 알고 지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훅 내 삶에 들어왔다.
나 때엔 예의를 갖춰 상대방을 부를 때 뒤에 '씨'를 붙였지만 요즘은 '님'을 더 많이 붙인다. 요즘 단어 조합에 가까운 연방준비제도의 줄임말엔 님을 붙여 연준님이라 불러야 할 것 같고, 옛날 단어 만들기의 사례인 잉글랜드 은행(Bank of England.英蘭銀行)의 음차엔 씨를 붙여 영란씨라 부르는 게 어울릴 것 같다. 영국, 영어 모두 우린 英자를 붙인다. 요즘은 The British Museum을 영국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대영박물관이라 익혔다. 앞에 굳이 大를 붙이는 게 요즘 영국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만큼 영국의 위상이 많이 쪼그라든 것도 우리나라 위상이 많이 자란 것도 있겠다.
영란씨와 연준님 둘 다 중앙은행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역할을 하는)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이고, 영국은 영란은행이다. 우리나라처럼 그냥 한국은행이라고 하면 편할텐데...
당분간 연준님 이름은 계속 들릴 테고 막을 방법도 없겠지만, 영란씨 이름은 잘 안 들리는 것이 낫겠다. 영란씨 이름이 나오면 좋은 일 보다 나쁜 일일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영국은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문제아로 떠오르는 중이다. 얼마전 God save the Queen에서 King으로 바뀌었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영국은 Queen의 나라였다. King의 나라 영국은 그냥 멀어진 기분이다.
내일('22.10.12) 우리나라 한은님이 기준금리 발표를 한다. 연준님이 발표한 금리를 따라가라면 꽤 높이는 발표를 해야 할 텐데 그럼 경기가 죽는다는 압박도 있으니 놀랄 만큼은 안 할 것 같다. 어차피 내일은 그러려니 할 생각이다. 왜냐하면 연준님이 11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또 발표할 거고 한은님은 이에 맞춰 11월에 또 발표해야 할 테니 11월이 되어야 올해 금리가 가늠이 될 것이다. 아무튼 연말까지 금리는 더 오를 것이 분명하다.
갑자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애국가를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