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로 태어나 '공부해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같은 잔소리를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나는, 여전히 나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내면의 잔소리에는 효율적으로 반응하면서 다른 이의 잔소리에는 의욕이 쉽게 꺾여버리곤 한다. 덕분에 다른 이의 잔소리가 필요 없는 자율적인 성인으로 잘 자랐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못하면 망하고 마는 입장이기도 하다.
요즘 깨달은 것은, 자기 의지로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못할 것 같으면, 그래야 하는 이유라도 외부에서 끌어오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유와 의지도 아웃소싱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위안이 되는 나이가 되었다.
#데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