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불편함은 혁신의 원동력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의 주인공을 떠올려 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IT 기업’, ‘첨단산업’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전혀 이상하지도 낯설지도 않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기존의 전통산업군과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과 함께 첨단(한자)이라는 말에서 주는 세련미, 남들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는 뉘앙스도 내포하고 있으니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주위의 부러움과 선망어린 시선과 함께,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정작 본인들은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막막함도 같이 느낄 수 있다. 단, 여기서 로빈슨 크루소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소설속의 로빈슨 크루소는 1명이었지만, 현실속의 로빈슨 크루소는 여러명의 표류 승객과 선원을 거느린 선장과 같다. 아니, 그렇다고 가정해보자.
무인도에 표류한 선징의 삶은 또다른 배에서의 항해이다. 비록 물에 떠 있지는 않지만, 외부와 단절된 육상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물에서의 선장과 그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때로는 생존의 귀로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경우도 생길 것이고, 때로는 본인을 따르는 사람들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할 때, 로빈슨 크루소의 '외로움과 고독함, 힘든 생활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같이 힘들고, 불편해지는 상황이 나에게도 닥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아니, 없기를 바라는 사람이 99%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어느 조직이든 새로운 것을 꿈꾸고, 기존의 업무 방식을 좀 더 효율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니즈'는 일정 수준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혁신이 일어나는 곳과 일어나지 않는 곳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직장 생활에 있어 가장 핵심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보다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전까지 우리는 '안정감', '편안함'을 전제로 직장을 찾아 다니며 구직활동을 해 왔다. 소위 이야기하는 '스펙 쌓기'도 사회적 안정/인정을 받을 수 있는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한 노력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안정적인 회사와 조직은 무엇을 새롭게 도전하고 시도하는 것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추려내어 걸러냄으로써 기존에 굴러가던 시스템을 잘 유지하는 것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새로운 것? 도전? 혁신? 사실, 대한민국 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 이런 사항을 강조한다면, 그 반대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정말로, 미친 척하고 새로운 거 시도해서 스타가 되든지, 아니면 단기간에 짤리든지"
그만큼, 한국의 대기업은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문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마치, 1980년대 경찰이 구호로 내건 '정의사회 구현'은 당시 사회가 정의사회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혁신은 무엇인가?
다른 것 아닌, 본인이 하고 있는 일, 혹은 본인의 주변 상황에서 불편한 것을 좀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바꾸는 것. 그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내가 설겆이를 하면서 휴대용으로 음악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에 고안해서 개발된 SONY Walkman, 젊은이들이 본인 어깨만한 오디오를 거리를 오다니며 들고 다니는 것을 전혀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을 제품이기도 하다.
중요한 계약서 서명에서 잉크를 쏟아서 계약을 날려버린 일로 마르지 않고 오래 보전되는 잉크를 고안한 끝에 개발된 볼펜(Ballpoint Pen), 대중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필기구 시장을 재편하고 일반인의 글쓰는 문화와 교양 수준 제고, 교육 기회의 확대를 가져오는데 큰 역활을 한 것은 사실이다.
역사적 일화가 아니어도 좋다. 지금 당장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 중 좀 더 효율을 꾀할 수 있고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혁신의 본질은 불편함에 대한 고민과 해결 방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편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불편하게 계속 가져가느냐, 불편함을 내던지고 편안함으로 바꿀 것인지, 개인의 의지를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단, 혁신으로 접어드는 길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것은 명심하자. 그 결과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그 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오늘도 사회 곳곳에 이러한 불편함을 상대로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