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 같은 뉘앙스
무언가를 '조리다'는 의미는 요리에서 '조림'을 떠올리게 됩니다.
감자 조림, 생선 조림, 장조림...
조림은 양념이 재료에 배여들기까지의 시간과 불을 가해 음식을 익히는 시간을 거쳐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어찌보면, 기다림의 결정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의 조림입니다.
산에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의 '조림'을 생각해보면,
나무를 심는 과정은 그야말로 인고와 노력의 과정이 오랫동안 축적되어 울창한 숲이라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요리에서의 조림은 길어야 2~30분일 수 있으나,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조림은 2~30년 이상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의 정도와 그 격차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 2개의 '조림'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아니 같은 뉘앙스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기다림', '인내'가 아닐까 싶은데요...
가족을 위해서 정성껏 요리하는 '조림'을 하는 가족 구성원 중 한 명,
언젠가 이 숲에서 사람들이 산림욕을 하거나, 동물들이 자유로이 뛰어노는 생태계를 꿈꾸며, 나무를 심고 가꾸는 누구...
이 두 명의 공통점은 타인에 대한 '대가없는 호의'일지도 모릅니다.
가족들이 '조림'을 맛있게 먹고, 한 끼를 음미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이 숲에 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힐링을 하는 것을 꿈꾸며 나무를 가꾸는 자세,
어찌보면, 당사자가 그 자리에 없더라도 마치 그 자리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는 것처럼 이해관계, 이해득실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가
대가없는 호의, 타인에 대한 배려, 사랑의 또다른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