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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글쓰기 Jan 23. 2024

대리운전 콜 센터사업에 투자하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휴대폰 사업을 함께 하던 Y가 내가 퇴직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접근해 왔다. 최신 통신장비로 한국 최초로 대리운전 콜 센터 하는 사업이라 했다.  음주 단속이 심할 때였다. 핸드폰으로 콜(주문)을 잡는 앱을 개발해 대리운전 사업을 하면 수익성이 좋을 것 같았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S 통신사에 근무하는 통신 전문가에게 기술적 확인을 받고 퇴직금으로 남은 5천만 원을 투자했다. 연대보증인을 보통 2명 세우는데 확실히 보장받기 위해 3명을 세우고 법률 사무소에서 공증까지 받고 안심했다.



처음 3개월은 약속한 배당금이 잘 나왔으나  그다음 달부터 배당금이 안 나왔다. 전화도 받지 않고 행방불명되었다. 법적으로 해결 수밖에 없었다. 남산에 있는 콜 센터 사무실 전세보증금을 가압류했다. 전세보증금을 가압류해 보니 1년간 관리비도 내지 못한 상태였다. 관리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없었다. 남의 돈으로 사업하다 안 되면 도망가는 사기꾼에게 걸렸다.


보증인 세 명 중의 한 명은 캐나다로 출국하고 또 한 명은 도망가고 나머지 한 명은 완전히 파산하여 밤에 대리운전하며 지하방에서 겨우 살고 있었다. 소송을 하려면 하라는 배짱이었다. 돈 없는 사람에게 소송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오히려 내가 도와줘야 할 처지였다.


3명에게 연대보증을 했어도 행방불명되고 재산이 없으니, 연대보증서는 휴지 조각이었다. 지금까지 보증인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고액의 배당금을 준다는 꼬임에 넘어갔다. 나와 똑같이 사기당한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은 한참 뒤에 알았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이 있었다. 5천만이 휴지가 됐다. 5,000만 원은 매월 50만 원씩 8년을 저축해야 하는 돈이다. 세상 이치가 돈은  땀 흘리고 벌어야 한다는 진리를 배웠다. 너무 큰 대가를 치렀다. 내가 아무리 신중하게 판단해도 사고가 나려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삼각파도가 쳤다. 지나간 일은 다 잊어버리려고 해도 불쑥불쑥 옛날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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