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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의 포도나무 서리피해 방지

횃불이여, 일어나라!

by 보르도대감

얼마 전에 올린 보르도 포도나무 서리피해 사진과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아주었다. 페이스북에 올린 몇 장의 사진였지만 많은 호응이 있어서 좀 더 구체적이고 부연된 설명을 해보도록 하자.


작년, 그러니깐 2021년에도 많은 프랑스의 와인 농가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지만 2017년은 더욱 심했다.

모든 농사짓는 분들이 하루하루 날씨에 민감하지만, 프랑스의 포도 농가들은 4월 초순 혹은 4월 중순에 온도가 영하까지 내려가서 포도나무의 새순이 얼어 죽을까 하는 걱정에 밤 잠을 설친다.

이런 시기의 문제는 지구의 온난화 현상하고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실, 새순이 얼어 죽으면 단지 그 해 농사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다음 해까지 피해를 보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리 피해를 줄여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포도밭에 물을 뿌려서 결빙을 시키는 방법, 헬리콥터를 운행하는 방법,,, 등등이 있지만 오늘 소개하는 것은 지난번 촬영해 온 포도밭에 불을 집혀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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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방법은 한 깡통에 6리터가량의 파라핀이 들어있는 깡통을 사용한다. 한 번 불을 지피면 대략 11시간을 타니깐, 시간 조절만 잘하면 그리고 온도만 급격하게 내려가지만 않는다면 2~3일 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 온도에 따라 그리고 포도밭의 크기에 따라서 사용하는 량은 달라지겠지만 한국 평수로 3000평 정도에 영하로 온도가 내려가는 시점부터 대략 200개 이상의 깡통을 놓아야 한다.

이 모든 수치는 기온에 따라서 횃불 깡통의 숫자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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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파라핀이 들어있는 깡통에 불을 집히는 것만으로는 서리 피해 방지를 하기는 역부족이다. 서리피해라는 것이 온도가 내려가면 공기는 차가워지고, 그 차가워진 공기는 위쪽이 아닌 아래쪽에 머물기 때문에 공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켜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 넓은 포도밭을 부채질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요즘 보르도 특히 우안이라고 불리는 생떼밀리옹, 뽀므롤 지역을 가면 포도밭 중간중간에 바람을 일으키는 프로펠러가 세워져 있다. 이 프로펠러를 계속해서 돌려서 공기를 순환시켜서 서리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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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잠깐 설명을 했지만 불을 피우는 방법 이외에 포도밭에 물 뿌리기, 비닐로 보호하기, 헬리콥터 띄우기,,, 등등 여러 방법이 있다. 불을 피우는 방법과 위치도 샤또마다 다르다. 와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른 와인 메이커의 철학이 다르듯 깡통 놓는 위치 또한 다르다. 어느 샤또는 포도밭 고랑 중앙에, 어느 샤또는 말뚝 위에, 어는 샤또는 맨 앞줄에,,, 이런 이유도 각각의 샤또 와인 맛이 다른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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