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는 술로 유명하다.
매년 3월 초순에 프랑스 전 지역에서 와인 또는 기타 다른 종류의 술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서 한바탕 장터를 벌인다. 와인, 코냑, 알마냑,,,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웬만한 술 종류는 다 모인다.
술뿐이 아니다. 치즈, 잼 그리고 지역 특산품도 있고,,, 예를 들면 '푸아그라'라고 하는 거위 간도 있다.
행사는 3일 동안 열린다.
그런데 코로나 기간 동안은 모임 자체가 안됐으니 이런 행사 또한 줄줄이 취소가 되었었고, 드디어 올해 다시 3년여 만에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우리 동네에서 와인 꽤나 따 본 사람들은 프랑스 전 지역의 와인을 맛보고 본인 입에 맞으면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3월 초의 날씨가 그렇듯이 보르도는 비 오는 날이 많다.
행사의 첫날 또한 비가 왔다. 그런데 사람들 얼굴에는 비 맞는 것 걱정보다는 오랜만에 열리는 행사에 들뜬 기분처럼 보였다.
지금이야 백신을 맞은 증명서가 필요 없지만 3월 초까지만 해도 입구에서 백신 여권을 확인해서 2차까지 접종을 한 사람만 입장을 시켰다.
건물 입구에서는 와인 잔 하나씩을 나누어준다. 그 잔을 갖고 돌아다니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지역,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맛보고 입에 맞고 가격이 마음에 들면 구입하면 된다.
부르고뉴 와인 그리고 한국에서도 요즘 가장 핫한 내추럴 와인을 비롯해서 코냑, 알마냑,,, 등등 입구에서 받은 잔만 들이대면 부스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잔에 술을 따라준다.
실질적으로 와인을 구매하기 위해서 온 사람들도 많고, 이때다 싶어서 와인 잔만 돌고 돌아다니면서 취할 때까지 마시는 각자의 사연은 다르다. 하지만 누구도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잔치니깐,,,
여기저기서 제법 되는 량의 와인을 구입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술을 잘 안 마시는 사람들은 저걸 언제 마시려고 저렇게 샀지? 하겠지만, 마시는 사람들은 한 병 한 병 줄어들 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는다. ㅎ
행사가 열리지 않았을 동안 다들 어떻게들 참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