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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Jan 15. 2019

선택이 문제다

카리 지에벨, 양영란 옮김, 밝은세상. 20181206




로린을 구하기로 선택한 건 내 자유죠




항상 선택의 문 앞에 있다. 

옷을 입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모두 나의 선택이다. 

이런 선택들이 자유의지에 의한 것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독방]의 마리안을 통해 이 모든 선택이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조실부모하고 조부모의 엄격함 속에서 자란 마리안은 남자 친구와 강도짓을 하고 도망치는 길에 

경찰을 살해하게 된다. 쫓기다가 벌어진 우발적이 사고임에도 가라테 주니어 챔피언 출신이었던 그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된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저지른 우발적 사고로 교도소에 가게 되고 

제어되지 않는 본능에 의해 우발적인 살인은 계속된다. 

살기 위해 선택한 교도관 다니엘과의 관계는 사랑으로 피어나고 친구가 되어 주던 간수 쥐스틴과의 우정으로 교도소 생활이 적응되어 갈 때쯤, 한 형사로부터 탈옥을 하게 해 준다는 제의를 받게 된다.

탈옥, 자유에 대한 대가로 마리안은 살인청부를 제안받고 

결코 의도적으로 살인을 한 적이 없는 그녀가 의도를 가지고 살인에 고용된다.

하고 싶지 않았으나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마리안은 그녀가 가진 모든 힘을 쏟아 임무를 완수하고 

그녀를 찾아왔던 형사 프랭크와 그의 동료들을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1,2권으로 분권 된 작품이었는데. 

530페이지에 달하는 1권은 전부 마리안의 감옥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꽤 분량이 많아서 혹여 지루하진 않을까 고민이라면 그런 고민은 필요 없을 듯 

작가의 필력도 좋지만, 번역이 잘 되어서 어색한 문장도 무슨 말인지 다시 한번 앞장으로 돌아갈 일도 없었다. 

열일곱 살 마리안의 인생이 어떻게 풀릴지 궁금해서 단순에 읽어내렸고 

드디어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는 2권은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내 경우에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들의  

결말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 작품은 전혀 그런 실망스러움도 없었다. 

만원 지하철에서 결말을 읽으면서 찔끔찔끔 눈물이 나는 것을 참느라 혼이 났다. 

자유를 선택한 마리안의 의연한 모습이 안타까워서 

한 순간 삐끗한 어린 여자 아이의 인생이 너무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파왔다. 

평범하게 애정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다면 누구보다도 밝았을 마리안의 인생을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는 건가 싶을 만큼.


선택의 문 앞에서 망설이고 

왜 이렇게 나에게는 많은 선택지가 있는 것일까. 

간혹 고민하게 된다면 마리안을 생각해 볼까 한다.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 상황은 그녀의 마지막이었던  그 순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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