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일영 Oct 06. 2020

쓰는 삶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나의 장래희망은 읽고 싶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언제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를 만큼, 글을 쓰고 그것으로 먹고사는 삶을 상상했더랬다.

초등학교 때 교내 작문상을 한번 탄 것이 계기였는지. 아니면 엄마의 간절한 바람이었는지

그도 아니면 다른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나의 도피였는지도 모를 만큼 쓰는 삶을 동경했다.


남들보다 아주 조금은 더 잘하는 줄 알았고 그래도 이 정도면 내가 더 잘 쓰지 하는 우쭐한 마음도 가끔 들었는데 이제는 과연 내가 쓸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세상에는 뛰어난 작문가들이 넘쳐난다. 게다가 요즘에는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글을 쓰는 플랫폼만 하더라 접근하기 가장 편한 포털의 블로그들, 인터넷서점의 블로그들. 각종 SNS와 여기 브런치까지 오히려 쓰지 않는 것이 더 어려워진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나는 왜 글을 쓰고 싶고.

쓰고자 하는 글은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보려고 한다.

한 때는 고민과 사색이 깊은 글만이 좋은 글인 줄만 알고 멋 내기 좋은 글을 쓰기도 했었다. 어려운 말들을 끌어다 붙이고 출처도 정확하지 않은 사실들을 아는 척 포장해서 있어 보이는 글을 써내야지 했던 적도 있었는데 다년의 독서 경험으로 내가 즐기는 글들 기본적으로 환상과 해피엔딩, 스릴러라는 것으로 좁혀졌다.


독서를 하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내 글에서도 독자들이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즐거움을 찾는다.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놓기 싫은 순간들이 많아지기를 바라고 재미있기를 바라고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재미와 충만함을 느끼길 바란다.

  예를 들어 나의 가장 최애인 해리포터를 보자면 이 책을 볼 때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면서 그 세계에 푹 빠져서 속도를 조절하기 힘들었고 안드레아 그루버의 작품을 읽으면서는 뒷내용이 궁금해서 출근길 전철에서 읽다가 출근도 늦추고 전부 읽고 갔던 적도 있었다. 또 아주 오래전 이긴 하지만 박경리의 토지를 읽을 때는 근무 중이었는데도 일에 집중못하고 가계도까지 그려가면서 읽기도 했더랬다. 책을 읽으면서 현실 잠시 접어두고 그 안으로 빠져들어 위로와 행복을 느꼈던 것 같다.

 내가 쓰는 작품이 거창하고 훌륭하게 시대정신을 갖고 있지는 못하더라고 아주 잠시나마 독자들에게 여유와 위로와 행복을 주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이다.

그래, 바로 이것이었다. 내가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


목표는 조앤 롤링처럼 전 세계에서 읽히는 판타지, 혹은 스릴러 소설로 떼돈을 벌고, 세 어느 곳이나 나의 작품 모티브로 한 놀이동산이 있는 성공한 작가가 되는 것이지만, 본질은 위로를 줄 수 있는 작품을 쓰는 것.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너무 재미있어서 끊을 수 없는 작품을 쓰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요즘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다. 그런데 과연... 글을 써서 먹고 산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기나 할까?

  아주 좋아했던 여행작가는 본인의 은행 잔고를 공개하면서 글로 먹고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자꾸 일깨워 준다. 원고료와 책 출간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자꾸 보여주는 글이 불편하고 힘들어서 구독을 해지했더랬다. 글 쓰는 누군가의 미래가 그렇다 할지라도 나는 아니길 바라면서.

나는 꼭 독자들이 찾아서 읽을 수밖에 없는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또 해보지만

현실은 퇴근 후 기절...

꿈은 원대하나 실천이  되지 않는 현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고 싶어 만나는 가족이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