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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Dec 21. 2015

나는 지방대 출신이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 1201호. 은행나무

나 역시 지방대다.

요즘은 지잡대라고들 하던데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의 충격은 상당했다.

지잡 대니 듣보잡이니 지방대를 싸잡아서 비하하는 말들은 난무했고,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보다 지방대를 무시하는 경향은 더 심해진 것 같았다. 

물론 나 역시 지방대를 다니는 것이 창피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완벽하게 지방대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우리 학교이기에, 내 출신학교 이기에 이제는 그만  창피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방대생이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학교를 밝힐 수도, 학교 점퍼를 입을 수도 었는 그들, 지방대생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저자는 지방의 인문대를 졸업하고 석. 박사를 거쳐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선생님이다. 

우리가 대학 신입생 시절, 교양으로 듣게 되는 대학국어 과목의 선생님이다. 그는 그의 시선으로 대학을, 사회를 보고 있다. 지방대 출신의 인문학자. 어른들 뿐 아니라 현실을 사는 누구나 밥  벌어먹고살기 힘들겠다. 고 생각할 만한 직업이다.

 나에게 대학교수는 지성인이고, 밥벌이에서는 조금은 멀어져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실제로 내가 대학에서 만난 정규직 교수들은 밥벌이와는 무관할 만큼 지성과 우아함을 가졌었다. 내 대학 선생님들 중 딱 한 사람, 대학시절에는 그분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던 선생님이 한분 계셨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직 그 분만이 진심으로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하셨던 것만 같다. 

 

  미뤄보건대 아마도 이 책의 저자는 국문학과 출신인 것 같다. 그가 말하는 환경들이 그의 배경을 말하고 있다. 대학국어를 강의하는 것도 그렇고. 여하튼, 나 역시 국문학과 출신으로 그가 처한 환경이 적잖이 이해되고 그의 고달픈 삶이 안타까워 종종  먹먹해지는 가슴을 어찌할 봐 몰랐다. 한 역시 대학원 진학을 목전에서 그만두었던 경험이 있어서일 것이다. 딱 한분 학생들에게 진언을 하셨던 그 교수님이 나의 대학원 진학을 말리셨다.  교수의 5분 대기조가 되어 식사시간, 화장실 한번 제대로 못하는 생활을 지나고 그러고 나서도 나이 서른이 다 되도록 밥벌이를 못하는 학문이 그가 원하고 공부하는 학문이다. 일주일 중 2일은 선생님으로  나머지 4일은 맥도널드의 시급제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대학에서 자리를 지키는 그.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그의 연구시간과 생계가 보장 되어야 하겠건만, 대학 강사라는 자리는 허울뿐이었다. 

 최소 강의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4대 보험은 지원도 되지 않고, 그마저도 매 학기 재계약을 해야 하는 계약직 노동자 신세였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내심 내 대학시절 선생님들에게 미안해졌다. 3시간짜리 강의를 맡았었던 젊었던 그 선생님도 저자와 같은 상황이었겠지. 그때와 지금의 대학은 많이 다르지 않을 테니까. 

좀 더 그들에게 따뜻할걸, 좀 더 친근하게 



이 책을 읽은지 수날 이 지난 어느 날.

그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의 인터뷰 기사와 대학에 손을 놓은 그의 심정을 보태어본다. 


https://www.facebook.com/3091201lin/posts/485354701648576

http://news1.kr/articles/?2517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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