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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Dec 02. 2020

TV에서 시를 보았다

공유의 목소리로

주말 하릴없이 TV 채널을 돌리다가 공유가 나오는 예능을 우연히 봤다.

유키즈라는 프로였는데 예능의 주제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것도 신선했지만 그가 낭송한 시가 내 마음에 확 들어왔다. 95년생이라는 호주의 젊은 시인 에린 핸슨이라는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시를 읽지 않는 나에게 도끼가 되었다.

아직 이 시를 모르는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기록해 두려고 한다.

나도 종종 읽어 보려고.  



아닌 것


                 -에 핸슨 (류시화 옮김)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나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 웃음 속의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마지막 글귀가 와 닿아서 며칠을 계속 읊조리고 있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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