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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Jun 17. 2021

모든 것이 지겨워졌다.

먹고 산다는 것

모든 불행한 일들이 유독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 같은 때가 있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몰려든다는 명제가 딱 들어맞는 순간들.

 계속되는 우울한 상황들이 전부 짜증스러웠다.

급여가 계속 밀리는 회사도 내 맘 같지 않은 남편도 전혀 속도가 나질 않는 글쓰기 작업도. 무엇보다 게으른 나  자신이 실망스러워서 미처버릴 지경이었다. 머릿속으로는 온갖 계획들이 실행되고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데 현실은 암울하다. 돈도 주지 않고 내 시간을 쓰고 있는 회사를 박차고 나올 용기도  없고. 대가 없는 노동에 하루 종일 피곤에 절어 퇴근하는 길이면 부자 되는 법. 생각의 반전. 부의 추월차선 같은 재테크 서적들을 읽고 각성하지만 집에 들어서는 순간.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 겨우 밥해먹고 나면 바로 침대 행이다.

 퇴근길에 읽어 낸 수많은 계발서들은 안드로메다로  떠나 버리고. 짧은 하루가 없어져 버린다.

 

  대체적으로 나는 매일의 루틴을 잘 지키면서 사는 사람이다.  어느 면에서는 공무원 체질이라는 소리를 아주 많이, 자주 들어왔다. 오랜 시간 한 직장에  다닌 것도 이런 성향이 지대한 공헌을 한 것 일터. 그럼에도 매일 반복되는 생활과 뜻대로 풀리지 않은 상황들이 지긋지긋해졌다.


 이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밥벌이와 연관된다. 움직이지 않으면 굶는다는 것이 이렇게 지긋지긋하다니.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서 조기 은퇴를 했다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성공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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