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짐승, 필립 로스, 정영목 옮김,문학동네
저명한 노교수가 있다.
그는 한학기의 수업이 시작할 때, 여자아이를 고르고 학기가 끝난 후 자신의 집에서 종강파티를 겸하며 그 아이와의 잠자리를 꾀어낸다.
그렇게 만난 아이와의 연애, 혹은 몸친, 혹은 합의 된 강간과 같은 관계를 지속하면서 스스로의 포르노를 채워간다.
그리고 섹스는 인간적인 본능이며
섹스보다 큰 힘은 없다고 한다.
서사가 있는 작품이었으나, 서사가 없는 작품이기도 했다.
미국의 문화를 극적으로 잘 표현해 내는 작가이기에 이전 작들처럼 읽어내려가는게 쉽지 않았고,
섹스에 대한 그의 묘사나 문화적 배경을 잘 알지 못하는 독자로서는 쉬 공감하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죽어가는 노 교수의 친구가 병상에서 하는 행동이란 것이.
부인에게 키스하고 옷을 벗기려 했다는 묘사는
아. 정말 못봐주겠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가 문화를 읽어서 작품에 녹아들게 하는 능력은 인정해야겠다.
그의 문화에 조금만 더 정통했더라면 이 작품이 좀 더 긍정적으로 보여졌을 텐데.
필립 로스 이외에도 섹스에 관해 말하는 작가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지루하게 읽힌 작품은 처음이었다.
기본적으로 본성에 관한 작품들은 흥미를 유발하는데 야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참. 속도가 안 나더라.
그리고 읽는 내내 박범신 작가의 은교가 생각나기도 했고.
하지만 내가 아는 한,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떤 것도,
어떤 것도 잠잠해지지 않는데,
이 사실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어? p51
섹스는 단순히 마찰과 얕은 재미가 아니야
섹스는 죽음에 대한 복수이기도 해. 죽음을 잊지마. 절대 그걸 잊지마. 그래 섹스도 그 힘에 한계가 있어.
나도 한계가 있다는 걸 아주 잘 알아.
하지만 말해봐.
섹스보다 큰 힘이 어디 있어? p88
내 생각은 달라요
나는 사람은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부숴버린다고.
완전했다가 금이 가 깨지는 거지요 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