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일영 Mar 03. 2016

아이를. . . 낳지  않기로 했다

나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애럴린 휴즈. 최주언옮김. 처음북스

1950~60년대의 미국 여성 중.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싱글도 있고.  커플도 있으며, 아이보다 먼저 내가 있었고  시대에 반했던 그녀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확신이 있었다.  자신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번역본이라서 그들의 언어가 어떻게 쓰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단호했다.  

확고하게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는 그들의 확신성과 후회 없음이 참 부러웠다. 

어찌하면 그렇게 자신을 잘 알게 되는 걸까.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을 수 있는지.

그들의  단호함은. 정말 단 1도의 망설임도 없었을까??



세상에는 세 부류의 여자가 있다

어머니의 운명을 타고난 여자.

이모의 운명을 타고난 여자.

그리고 아이로부터 반경 3미터 내에 있어서는 안 되는 여자




아이에 대한 생각은 끊임없이 하고 있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아이를 갖게 되지 못할까 봐 털컥 겁도 나지만 진찰을 받거나 시술을 한다는 등의 적극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그저 모른  척하고 지내고 있다. 헬조선이 되어버린 이 사회에 힘든 또 하나의 존재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것과 같은 거창한 의미는 아니고, 그냥 하루하루가 너무 고단해서, 가족들의 얼굴을 보는 시간보다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이 길어서, 주말까지도 회사에 나와야 하는 그 생활이 힘들어서 아이에 대한 생각까지는 미처 알아차리고 싶지 않은 거다. 

 그렇게 미루고 모른  척하다가 어느 순간 생물학 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시간이 된다면 나는 무척 후회할 것 같다. 그 마음을 지금도 알고 있지만, 왜 지금은 외면할  수밖에 없는 건지. 똘망똘망한 아이들을 볼 때마다. 조카들의 그 조그맣고 분내 나는 몸을 껴안을 때마다 나와 그의 아이가 간절하지만, 지금은 너무 고단하다. 

고단해서, 나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데,  아이를 선택하지 않은 그녀들의 결심이 대단해 보인다. 

 자의든 타의든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다는 그녀들의 삶은 자유로웠고 당당했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세상에 있는 여성을 세부류로 나뉘면서 아이와의 연결고리를 정의하는 그녀들의 확고한 신념이 부럽다. 

 그녀들은 아이들의 분냄새에 넘어가지 않았는지. 

그 작고 여린, 보드라운 뺨에 키스하는 기쁨을 어떻게 포기했는지. 

보호하고 싶은 작은 아이들을 갖고 싶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아이가 없는 지금의 상태를 정말,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었는지. 


묻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식 롤러코스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