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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Mar 09. 2016

우리집에서 함께 밥 먹어요

홈메이드 라이프, 몰리 와이젠버그, 박찬원 옮김, 앨리스

레몬과 생각을 곁드인 스코틀랜드식 스콘 (중간 크기 8개)


이 레시피에 자유롭게 맛을 더해보기 바란다. 레몬과 생강 대신 오렌지 껍질과 커런트를, 또는 메이어 레몬, 말린 살구, 말린 크랜베리나 체리, 피스타치오, 호두, 아몬드 등을 시도해봐도 좋다. 나는 또 이 레시피에 얼린 베리 두어 움큼을 넣는 것도 아주 좋아한다. 반죽 할 때 힘들긴 하지만, 얼린 베리는 해동시키지 않고 사용한다. 차가울수록 더 좋다. 반죽이 젖어 끈적거리는 통에 치대기 힘들지만 마지막에 나온 결과물, 부드러운 과일이 잼처럼 점점이 박힌 스콘을 먹어보면 고생한 보람을 느낄 것이다.


무표백 다목적용 밀가루 2컵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

소금 1/2작은술

차가운 무염 버터 4큰술, 1센티미터 크기로 깍둑썰기

설탕 3큰술

레몬 껍질 간 것 2작은술

곱게 다진 설탕절인 생강 1/4컵

하프앤드하프 크림 1/2컵,글레이즈용으로 조금 더

달걀 큰 것 1개


오븐을 220도로 예열한다,

커다란 그릇에 밀가루, 베이키파우더, 소금을 넣고섞는다. 두 손으로 버터와 밀가루 혼합물을 비비고, 쥐고, 손가락 끝으로 뭉쳐 거친 가루 덩어리 상태로 만든다. 버터덩어리가 콩보다 작은 크기가 되도록 한다. 설탕, 레몬 껍질, 생강을 넣고 버무린다.

 하프앤드하프 크림 2분의 1컵을 작은 그릇이나 계량컵에 붓고 달걀을 넣는다. 프크로 잘 섞어준다. 달걀물을 밀가루 혼합물에 넣고부드럽게 저어 섞는다. 반죽이 물기가 적고 거치거치할 것이며 그릇 바닥에는 밀가루가 섞이지 못하고 그냥 남아 있을 수도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두 손으로 반족을 치대어 한덩어리로 뭉친다. 반죽 아래 남은 밀가루를 도마나 조리대 위에 쏟고 반죽을 눌러대충 뭉치게만 한다. 열두 번 이상 과하게 치대지 않는 것이 좋다. 흡수되지 않은 밀가루가 남아도 염려할 필요 없다. 반죽이 하나로 뭉쳐지면 2~3센티미터 두께로 눌러 원형으로 만든 다음 8조각으로 자른다.

 자른 조각들을 파치먼트 종이나 실리콘 베이킹 매트를 깐 베이킹팬으로 옮긴다. 작은 그룻에 하프앤드하프 크림을 넣고 페이스트리 브러시로 스콘 윗부분에 부드럽게 발라준다. 얇게 바른 크림이 글레이즈가 되어 윤기를 낼 것이다. 10~14분 정도 연한 금빛이 돌 때까지 굽는다. 스콘을 철망 위에 놓고 약간 식힌 다음 따뜻하게, 원한다면 버터와 함께 낸다


참고

하루 이틀 내에 다 먹을 생각이면 밀폐용기에 넣어 상온에 보관한다. 더 오래 보관하려면 지퍼백이라 밀폐용기에 넣어 얼린다. 상에 내기 전 냉장고에서 꺼낸다. 어느 쪽이든 150도 오븐에서 잠깐 데워 따뜻하게 먹는 것이 제일 맛이다.

p226-228


나는 장거리 연애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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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옆에서 잠이 깨고, 졸릴 때 누군가 밥을 먹여주고, 물론 그런 것도 좋지만 서로 떨어져 지내는 일에도 좋은 점들이 있다. 예를 들면, 그를 그리워 할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적절한 그리움은 얼마나 달콤하고 맛있게 느껴지는 지 모른다. 연애에 관한 시들이 그래서, 멀리 떨어져 그리워하는 연인들 때문에 쓰였을 거다.

p274-275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비네거, 신선한 치즈를 사고 싶었다.

예전 [토마토랩소디]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와 같은 현상.

작품을 덮고 나서 신선한 음식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쿡방이니 먹방이니, 우리 나라에서도 한참 먹을 거리에 대한 관심들이 늘어나고 방송에서는 계속 먹는 모습, 맛집, 유명한 집 등을 소개하면서 쉐프가 마치 지상최대의 직업인 것처럼 포장한다. 물론 쉐프라는 직업은 참 복받은 직업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맛을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은 대단함을 넘어서 경이롭기까지 한 점이니까. 그런데 트루맛쇼라는 영화에서는 이렇게 유명세를 타는 맛집들이 모두 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출연을 원하는 프로마다 가격이 매겨지고 유명한 연예인이 소개하면 그 돈이 더 올라가고, 심지어 없는 매뉴까지 만들어주는 브로커도 있다고 했다. 그런상황에서 과연 쿡방, 먹방은 믿을 만 한 것인가, 싶다.

 초록색 창을 제공하는 네이버에도 요리 블로그들이 참 많다.

 한때는 나도 그걸로 부수입 좀 내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고작 2개의 포스팅을 작성해보고 깨달았다. 이 작품의 저자인 몰리 와이젠버그는 미국의 요리 블로거다. 그녀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고 싶어서 만들었던 블로그를 보고 지금의 남편이 메일을 보내왔고, 여권없이 갈수 있는 가장 먼 거리에 살던 그들은 전화와 이메일로 만나다가 결국 결혼까지 하게된다. 그녀는 대가족이었고, 음식을 좋아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으며,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인으로 자랐다. 그가 만난 남편은 음악을 하는 책식주의자이고, 기가막힌 샐러드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 정도 배경이라면 그녀가 음식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글들은 읽으면 행복해 지기까지 했다.

 사실, 작품을 대하는 동안 나는 꽤 속이 좋지 않았다. 식사는  집밥과 직접 준비한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도시락을 준비하면 정량 과식없이 먹을 수 있어 좋고, 집에서 해 먹는 밥은 과한 조미료 없이 먹을 수 있어 속이 부담스럽지 않았는데, 지난 주말, 본가에서 주신 식재료과 온갖 고기들, 채소들, 냉동실에 한 없이 박혀 있쵸코 아이스크림을 없애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었다. 냉동실에 가득 든  고기를 굽고 채소를 준비하고 또, 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를 끓이고, 후식으로 쵸코 아이스크림을 잔뜩 퍼 먹었다. 과식도 과식이었지만, 그동안 잘 먹지 않던 고기를 먹은 덕분에 속은 계속 부글거리고 방귀는 시도때도 없이 나오기까지. 정말 무엇도 더 입에 넣고 싶지 않은 한 주였는데, 몰리의 레시피는 버터와 크림와 오일이 범벅이어서 사 초반에는 책을 덮어버릴까도 싶었다.

 그냥 중고로 팔아버려야겠다는 생각까들었으니, 그 레시피를 읽는 동안 얼마나 불편했는지 짐작이 가실런지. 그런데 참, 다행이다. 꾹 참고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낸 것이,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의 삶과 그녀가 성장했던 가족들, 사랑스러운 남편에 대한, 그녀가 삶을 대하는 방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이렇게 긍정적인 삶이라니. 채식을 주로하는 내가 읽기에는 다소 무거운 레시피와 고기요리가 나오긴 하지만, 그녀가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우기에는 참 좋았다.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치고 예민한 사람이 없다는 나름의 지론을 지지받았다는 느낌이랄까.  작품의 헤드 카피처럼 '삶은 배고픈 사람이 음식에 달려 들 듯 열심히, 시끌벅적하게 사는 것' 이라는 문구가 참 사랑스럽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나는 영국식 간식인 스콘을 참 좋아하다.

독일빵 같은 딱딱하고 호밀이 잔뜩 들어간 식사빵이나 치아바타, 피타브래드 같은 버터나 오일이 과하게 들지 않은 통곡물로 만든 아무것도 들지 않은 빵을 좋아하지만, 홍차나 커피를 마실 때는 건과일이 듬뿍 들어간 스콘이 항상 생각난다.

 그래서 오늘은 그녀의 레시피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 레몬과 생각을 곁드인 스코틀랜드식 스콘!!

꼭 성공하리라!!!


이 책은 한챕터씩, 삶이 버겁고 힘들 때 읽어도 좋고,

새로운 음식이 생각날 때 레시피를 찾아도 좋을 것이다.

비밀레시피라는 것은 없어야 한다는 몰리의 의견을 받들어 맛있는 음식이라면 함께 나누시길 바란다.

@몰리의 레시피로 만든 치커리샐러드.

     레드와인 비네거 대신 감식초를 넣었으나 기가막히게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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