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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Oct 21. 2015

그가 지겨울 때

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예담

상황은 이러했다.

대학 동창인 두 여자가 있었다

한 여자는 결혼을 해서 전업주부로  생활했고, 한 여자는 커리어우먼으로 자리 잡았다.

전업주부인 여자가  결혼한 후에는 자주 연락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둘은 간간이 만나 식사도 하고 수다도 떠는 친구 사이였다.

 그런데 결혼한 친구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것을 알게 되고,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을 보고 자랐던 커리어우먼이 된 여자는 주도적으로 그녀의 남편을 죽여버리자고 한다. 그리고 두 여자는 실행에 옮긴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친구와 그녀의 요구대로 순순히 따라가지만 결정적 순간에서는 오히려 담담하게 스스로를 방어하는 친구.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필력이 더해서 영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투적인 표현이라 맘에 들지 않지만 - 스릴이 있었다. 일본 특유의 가벼우면서도 진진한 그 문체로 두 여자의 모험담을 말해주고 있으니 어찌 스릴 있지 않겠나. 재밌었다. 딱히 무언가를 느끼고 고민하고 성찰해야지만 독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작품일 수 있겠으나 나와 같은, 재미있고 스릴 넘치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길만한 작품이다.



무엇을 읽든, 밥을 먹든, 여행을 하든,

그것을 하기 전과 반드시 달라진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것에 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두 여자는 사람을 죽였다.

것은 밥을 먹는 것도, 여행을 하는 것도 아닌, 인생이 통째로 바뀔만한 사건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들은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큰 일을 치르고 난 다음의 홀가분함이 작품에서는 묻어나고 있었다.

작가는 집필하면서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하나를 고민했다고 한다. 작가로써도 쉽지 않은 작품이었나 보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친구를 위한 두 여자의 범죄.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손찌검을 하는 남자들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역시 그녀들과 조금은 비슷한 마음이었다. 그렇게 때렸으니 죽어 마땅하다 정도.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으려면 존중이 필요하다. 그 존엄성을 지키지 못한 남자의 최후라니.


지금 옆에 있는 남자의 존재가 미치게 지겹거나

혹, 폭력을 당했을 때

권한다.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니와 가나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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