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없다면, 글을 쓸 수 있을까?

나 고백

by 김예영

진심이 없다면, 글을 쓰는 게 가능할까


요즘 그런 생각이 문득 든다.

진심이 없다면, 글을 쓰는 게 과연 가능할까.


나는 한때 예민한 내가 싫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무표정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게 편할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돌아보면

그 모든 감각과 경험,

찌질했던 순간,

수치심에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들조차

지금의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게 결국

내 이야기를 만들고

나를 스토리텔러로 만든 것 아닐까.


나는 글을 쓰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내 안에 아직도 의문이 많고

해결되지 않은 삶의 질문들이 머물러 있다는 걸 나 자신이 잘 안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서,

사회화도 되었고

화도 참을 수 있고

겉으로 보기엔 나름 괜찮은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을 쓸 때만큼은

벗겨지고 싶다.

가려지지 않은 나로 남고 싶다.

그래서 글을 쓴다.

처절하게 고민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는 감정으로.


이제는 입력 한번이면 AI가 글을 다 써주는 시대다.

나도 글쓰기가 아닌 본업에서는 도움을 받고 있고, 고맙게 여기기도 한다.

그런데 그럼에도 내가 여전히 글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지금까지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온 시간들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삶을 온전히 대면하고 싶고,

절절하게 사랑하고 싶어서다.


삶을 더 잘 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