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 쓰레기통을 뒤지던 모녀

by 오슬

호치민의 밤공기는 후덥지근했다.

바깥으로 나서던 나는 건물 앞에 멈춰 섰다.

커다란 플라스틱 쓰레기통 앞에 한 모녀가 있었다.


초등학생쯤 돼 보이는 아이의 어깨에는 크고 헐거운 가방이 메어져 있었고,

엄마는 쓰레기통 안쪽으로 몸을 숙이고 있었다.

그들은 비닐과 페트병, 종이 상자 등을 조심스럽게 골라내고 있었다.


치민의 쓰레기통은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각종 생활용품, 음식물, 비닐...

뒤엉킨 쓰레기들 사이에서 어떤 사람들은 재활용품을 골라내 가져가곤 한다.


휴지통을 뒤지는 모녀를 보며 안타까운 눈으로 지나치려는 찰나,

어떤 작은 풍경이 거리와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켰다.


엄마가 아이에게 뭔가를 속삭였다.

아이는 그 말을 듣고는 고개를 돌려 엄마를 보고 웃었다.

엄마도 웃었다.

곧, 서로를 보던 두 사람 사이에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보다.


순간, 나는 내 시선을 돌아보게 되었다.

쓰레기통 앞에서 웃는 모녀.

나는 측은한 시선으로 그들을 '가난'으로 보려 했지만,

모녀가 웃음 속에서 보여 준 건 '삶'이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한 그 시간은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감출 것도 아니었다.

삶의 한 부분에서 가지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타인의 삶을 판단한 내가 부끄러웠고,

그 웃음을 보며 나도 함께 웃게 되었다.


모든 삶에는 그 삶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 아름다움을 누리며 살든지,

그걸 찾지 못한 채 살든지,

그 차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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