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이아Gaia Jul 22. 2019

[왕비재테크 비밀] 그런 엄마가 될게, 엄마의 약속

My Princess


19.7.22




그런 엄마가 될게, 엄마의 약속




승현아

간간이 조크로 

우산으로도 맞아봤고 

나는 어릴 때 사랑의 매를 맞아보아서 

좀 싸가지가 있는 것 같다고 

나를 놀릴 때 

사실 많이 부끄러웠지만 

엄마는 네 엄마였고.

 



승현아

늘 일하는 엄마가 비오는 날 

학교 앞에 우산 가져가지 못해서 

비 맞고 온 날을 기억하며 

좀 아쉬워 했을 때도 

엄마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엄마는 네 엄마였다.




그리고 과거도 오늘도 그리고 미래도 

엄마는 언제나 엄마일거야.




이 엄마가 60살이 되어 

너의 도움이 필요한 쇼핑 때도 

엄마는 쉽게 너에게 

갖은 부탁으로 

번거롭게 안 하는 엄마이고 싶고,




혹 70대가 되어서 

자주 병원에 가게 되는 번거로운 일상이 오더라도 

엄마는 바쁜 너에게 

성가시게 병원 가는 날을 알려주는 

그런 엄마이고 싶지 않고,




만약 80대가 되어서 

눈이 멀고 귀가 먹어 걷는 것조차 불편해 

집안에서 보내는 일상이 너무 지루해도 

네게 자꾸 귀찮게 

찾아오라고 투덜대는 

엄마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 나이 90살이 되고 90대가 되면 

아 진짜 상상하기 싫지만 

만약에 혹 이 엄마가 

남의 정신으로 살게 되더라도 말이야

나의 존재가 성가신

엄마가 이번에 아파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




자식이란 게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엄마란 어떤 사람인지 

너와 내가 엄마와 딸로 이어져 

사실 동생인 아들 수현이 보다는 

더 살갑고 친해서 참 좋은 게 

너무나 명확한 사실이지만 

엄마는 네가 아무리 크고 어른이 되더라도 

내게 작고 연약했던 

내게 처음 온 천사의 모습으로 대하려고 

우리가 먼 훗날 

나의 늙고 추한 모습이 

너에겐 지저분하거나 

조금은 비위생적인 모습으로 비추어질 때 

아니 분명 그런 때가 오겠지만 

난 그런 널 이해하려고 

그건 내가 바로 엄마니까.




엄마가 태어나 

처음으로 산다는 게 무언지를 배운 대상이 

바로 첫 딸 너여서 

이렇게 지금도 

카라의 땅 스칼렛 오하라처럼 

때론 섬진강 서희처럼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큰 좌절을 겪게 되었을 때 

진짜 죽고 싶은 그런 날 

사랑했던 아빠보다 내 곁을 지킨 건 

나를 살게 한 건 

바로 너였었다

그게 그냥 이유다.




아빠의 이어지는 실수와 경제적 타격 앞에 

무너지지 않고 내가 살 수 있었던 건 

엄마만 보면 웃는 널 보면 

그 상황에서 유일하게 

나를 웃게 해 준 베이비였지.




우린 많이 닮지는 않았지만 

빼다 박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내 새끼니까 

똑똑하다 소리에 진짜 기분이 좋아지는 

머리 나쁜 엄마의 자존심이 되어준 딸이라 

늘 자랑이었다

잘 보면 우린 성격도 닮지 않았지만 말이야

얼마나 수없이 

너를 안고 비비고 사랑한다 했는지 모를 거야 넌.




네가 걷기 시작할 때부터 

내가 널 데리고 다니면서 

온천지 다 보여주고 세상살이 가르쳐주고 

하나하나 읽어주고 설명해주고 

어떻다 어떤 거다 다 친절히 알려주고 

너의 모범이 되려고 

이 엄마를 죄다 닮을까봐 

얼마나 교양 떤 가식도 많았는지 몰라

알면 정말 기절할지도 모를 엄마의 부족함은 

네가 있어 참 많이 가득 채워졌다




그래서 덕분에 

조금 나은 인간으로 개조되어 간 

나의 인성인품들은 

모두 네 덕이다.




너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나를 아름답게 하려 애썼으니 

똑똑하려 현명하려 

정직하려 솔직하려 

친절하려 배려하려 

거기다 사려 깊게 인내하며 

참고 또 참고 끈기를 가지는 일 

아무리 두렵고 무서워도 포기하지 않은 일들이 

그랬다모두 돈이 없던 시절 

물 하나를 사도 네 입에 들어가는 게 행복했던 건 

내가 엄마가 되어보지 않고 처녀로 살았으면 알았을까?




그래도 네가 있어 이 세상 견디고 살았다.

아니 견디고 사는 걸 가르쳐 준 셈이지 네가

그렇게 네가 엄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니 

어찌 고맙지 않니.




그래서 이제 더 늦기 전에 

이 말을 전하려 이 글을 쓴다.

내 딸정말 고맙고 사랑해!




네가 날 지켜주었듯 

엄마도 죽는 날까지 널 지켜줄거야

더 많이 넉넉하고 

더 오래 사랑하고 

더 깊이 바라보는 일. 

네가 어른이 되는 일에 

항상 지켜보아 주는 엄마가 될게

아니 내 죽는 날까지 

난 너의 엄마니까 

널 지켜보고 그 이상을 주고 갈게.




승현아!

그러니 죽는 날까지 엄마라고 불러다오

항상 말 시작에 엄마를 불러주라

언제든 언제까지든 난 네 엄마이고 

난 네가 나를 엄마라고 불러줄 때가 가장 행복해.




매일 밥상을 차려주진 못해도 

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을 갖게 해주고 

늘 곁에 같이 살지는 못해도 

평생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줄게

네가 먼 훗날 네 인생을 회고할 때 

네 삶에 가장 영향력 있었던 

소중한 사람이 

엄마이고 싶다.




참 많이 야단치고 

꾸짖고 화내고 회초리를 들긴 했지만 

언제나 넌 

안아주고 키스해주고 사랑하고 사랑해줬다

내가 아픈 날도 힘든 날도 

지친 날도 쓰러질 것 같은 날도 배고픈 날도 

난 늘 네가 먼저였단다




난 늘 

네가 어디 있는지 묻지 않았지만 함께 했고 

신의 기도가 함께하길 바라며 

시간만 나면 늘 신께 기도했다

그래서 모신이 되었고 

엄마가 사는 이유 

엄마가 살았던 명분 

엄마가 바라던 교육관도 모두 

네가 나를 믿고 따라와 준 

그 값이리라 믿기에 

내가 지금 이렇게라도 사는 구나




세상 앞에 신께 부끄럽지 않게 

진정한 삶의 가치

여자의 삶이 뭔지

인간이 무엇으로 사는지 

톨스토이의 정신을 가지게도 해 준 

내 딸 승현아

네가 나를 믿어주었듯 

엄마도 내 딸을 믿어




그러니 넌 아니 우린 

그 어떤 꿈도 이루며 살거라.

꿈꾸며 살고 그 꿈과 함께 살거라.

항상 웃어야 한다

늘 행복해야 되고 

언제나 즐겁거라.

그리고 꼭 평화롭게 살아라.




서로서로를 사랑하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살자

그래서 엄마가 먼저 약속을 건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이 되어라

그래야 이 엄마가 죽는 날 

혹여 세상 멀리 떨어져 

우리가 그날 꼭 만나지 못하더라도 

엄마는 엄마라서 행복했다고.



평생을 살면서 

어릴 적 네 똥오줌을 가르치던 젊은 엄마를 

넌 기억하지 못하듯

늙은 이 엄마가 설령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더라도 

이런 나를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다른 칼럼 구독하기 바로가기  ↓↓클릭↓↓

왕비재테크 카페 : http://cafe.daum.net/dgbudongsantech/NylB



작가의 이전글 [왕비재테크 미션]199> 돈만 없는가 아니면 가난한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