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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Sep 04. 2019

[왕비재테크 미션] 202> 바보처럼 살기

성찰하기

19.09.04



바보처럼 살기




2019년 8월 13일 

정부에선 분양가 상한제 발표를 했고, 

마침 이 날은 왕비재테크 카페 

대구일일특강이 있는 날이었다.

무더위를 증명하듯 꽉 찬 강의실은 

열정만큼 후덥지근했다.




그 날 나는 왕비아카데미 교육센터를 13년 운영하며 

처음으로 내 방이 아닌 사무실 응접 테이블에서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수업 전 티타임을 가졌다. 

그런데 6분 중에 4분께서 

13년 전의 나를 기억하고 계셨다. 

옛날이야기가 화두가 되었다.

4분 모두 13년 전 왕비재테크 책을 읽으셨고, 

나의 강의를 들으셨고, 

서로의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나 서로의 늙음을 이야기 나누며 

깨달은 건 딱 하나다.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었다.




옛날엔 그랬다. 

내 지식이 바닥날까? 

내 내공이 탄로 날까?

참 아는 체, 잘난 체, 그렇게 떠들고 살았다.

적어도 교만은 아니었지만 

겨우 30대 중반인 나는 내가 참 잘난 줄 착각을 했다.

스승이 잘못 가르친 건 아닐 텐데 

나는 낮추기보다 

나를 높여 아는 것보다 더 많이 떠들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사십의 중반이 넘어 

1편 책을 내고 13년, 2편 책을 낸지 11년. 

허풍, 허언, 허세는 없었지만 

나는 미친 자신감에 빠졌던 것 같다.

나는 내가 약자여서 강한 체를 했고, 

나는 물질만능시대에 무시 받기 싫어 

타인에게조차 내 생각을 강요하며 

나는 내 명예를 대변하기 위해 

시간강사를 4년이나 하면서 

교수임명장을 받기위해 버티어 살아왔다. 




가난한 부모 밑에 자란 나의 DNA는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두 아이에게 빈틈을 주지 않으며 

비정하게 많은 상처를 주며 키웠다.

내 안에 내가 강하지 않아서 

아이들에게 더 강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고, 

내가 살아가는 과거 속에 

나는 학벌 콤플렉스까지 겸했으니 

참 못난 사람이었다.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발버둥쳐야 했고, 

내가 아는 부자들에게도 

쉬이 비위를 참 잘 맞추었는지 모른다.




어리석었는지 어리석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우리시대 베스트셀러 책 제목처럼 

추락은 늘 두려웠다.

그래서 실수가 없어야 했다. 

나는 한때 정치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설프게 따라다니기도 해보면서 

나는 나의 미래를 깊이 생각했다. 

50대, 60대 아니 그 이후의 내 꿈이 뭘 까?

그래서 더 잘난 척하며 떠들고 다녔을까?




난 참 자신 있었다. 

소유욕과 집착은 구별했지만 

30대는 정말 무서움 없이 공격적이었고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한마디로 모순 덩어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러니까 싸움닭이 되어서 

그 수많은 임차인과 

수도료, 전기료, 월세, 이사비, 누수하자보수비 등 

그런 바람 잘날 없는 시절 

무섭지 않게 맞대응해 살아냈으니, 

지금 보면 나는 

어떻게 그렇게 싸워 이겨 살아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하물며 강의마저 그렇게 했다.

나에게 복종하라고 

그래서 부자마인드를 가져야한다고, 

그리고 반드시 부동산을 자꾸 사야한다고.

돌아보면 미친 열정인 것 같다.

나는 왜 남을 바꾸려고 갖은 애를 썼던가?

나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수강료 환불까지 해가면서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한마디로 위대한 미친 짓이었다. 

위대한 왕비였다.




그런데 재작년부터인가 

딱 내 나이가 마흔 중반이 되고, 

나도 변한다는 게 저절로 느껴지는 건 뭘까?

나는 늙고 

돈은 벌고 싶다고 버는 게 아니고, 

부동산은 산다고 다 잘된다는 게 아니란 게 

무섭게 느껴지는 때다.




살다 보면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시기가 있다.

그것이 기회다. 

그리고 그 기회는 절대 영원하지 않는 찰나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는 말이 바로 이런 거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기회를 잡을 것 같지만 

절대 아니란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실패한 사람이 왜 실패했는지 안다.

그러나 실패한 사람은 

성공한 사람을 보지 못한다.

다시 나는 고민한다, 내 미래를.




내 인생이 영원하지 않기에 

나는 영원히 쓰지 못할 돈을 버는 욕심을 가지는 

어리석은 사람들과 달리, 

나는 내가 성공해도 가난했던 내 초심으로 

겸손함을 무기삼아 입을 닫고 살 것이다.




바보로 살 것이다. 

어리석고 못나게 굴며 살 것이다.

누군가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적질 하는 것이 

얼마나 미친 존재감인지 깨닫는데 13년, 

내 에너지를 잃고 보니 

진짜 부자들은 내게 말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부자인 척하고 싶었던 

피해의식자였는지 모른다.




내 두 아이들이 다 크고 

내가 불혹을 바라보며 배우는 건 

사람도 바보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첫째 적이 없다.

둘째 나를 가두지 않는다.

셋째 내가 가치 없으면 사람들은 떠난다.

넷째 내 시간이 많아진다.

다섯째 내 존재를 PR할 이유가 없다.

여섯째 인간에게 상처받을 일이 없다.

일곱 번째 나에게 관심이 없다.

여덟 번째 진짜가 될 수 있다.

아홉 번째 프로가 된다.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나는 바보가 되고 싶다.

그래서 바보처럼 살고 싶다.

내 강의가 더 멋있어지는 이유는

부동산강의가 싫증나면 안 해도 된다.

부동산 공부하는데 시간 없다는 이기적인 사람에게 

부동산 부자 되는데 수업료 아끼는 잔챙이들에게

나는 적어도 해방될 수 있으니까

나는 아는 게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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