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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Dec 16. 2019

[왕비재테크 컬럼] 47살 그대에게

에세이

19.12.16





47살 그대에게





     

인생은 우리에게 

적어도 행복만을 주지 않는 걸 안다면

그건 세상에 내동댕이쳐서 

맨발로 길을 걸어본 이 일 테고

인생이 우리에게 

그래도 다시 일어서게 하는 이유를 주는 뜻을 안다는 건

당신에겐 반드시 지켜야 할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 일 테고

어느 날 문득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건 

불쑥불쑥 이해되지 못하는 숫자가 

자기 나이라는 걸 깨닫는 

그래서 가끔은 외롭고 우울하기도 한 

그 나이가 딱 47인 듯하다.





나이 대에서 초반이라는 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은 중반이라는 것

그리고 일곱 여덟 아홉은 후반부라 했다.

마흔의 후반 그 시작인 나이 마흔일곱

그리고 여덟 아홉이 될 그대와

이제 마흔일곱이 되는 당신에게

나의 방치되었던 꿈과 상처 아픔을 

같이 나누고자 이 컬럼을 쓴다.





나는 지금 크게는 지천명을 앞에 두고 있다.

공자님께서는 나이가 쉰에 다다르면 하늘의 명령을 안다고 해서

지천명(知天命)이라 말씀하셨다.

그렇다

하늘의 뜻을 알기엔 

너무 두려운 자기 그릇을 안다.

누구나 그래서 나이 값하고 산다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은 숙제임을 

지금도 그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음이 아닐까?





나는 처음 20대에서 30대로 넘어올 때

정말 세상 고달픔 다 혼자 쥔 듯

아프고 우울도 했지만 황홀하기도 했었다.

내가 맞이하게 될 30대의 기쁨

그리고 놓지 못한 20대의 아쉬움

아마 누구나 그러했으리라 믿는다.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라는 노래를 

카세트 테이프 늘어지도록 들었으리라는 것을

우린 그렇게 30대가 되었고 

멋모르고 아직은 조금은 순수하게 

30대를 보내었을지도 모른다.





그 일이 평생하게 될 일인지

언젠가 그만 둘 일인지

그 자체도 모르고 

아직은 어려서 우직하게 열심히만 살면 된다고 믿었던 

그 때 묻지 않은 시절이 30대인 것 같다.





그때는 모른다.

아무리 책을 읽고

성숙하려고자 깨달으려 해도 

인생의 어떤 부분에서 30대는 그런 것 같다.

지금도 내 수강생의 50%는 30대 이고

그들을 보면 그래도 참 순수하다.

똑똑함과 어리석음과 다른

19살의 풋풋함과 다른 매력의 나이라고 할까?





그렇게 잘 아는 건 

내가 그랬던 것 같다.

어쩜 인생 최대의 피크가 될 수 있는 때이기도 한

그래서 잘 살아가야 한다.

무작정이 아니라

코치를 잘 만나 잘 설계된 길로 가야한다.

돌아보니 헤매인다는 건

경험이 아니라 짧은 인생의 시간낭비이기도 한 것.

그래서 겪어봐야 안다.

그것도 스펙터클하게

그래야 평생하고 싶은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나는 게 

나는 30대라 생각한다.





나 역시 굽이굽이 둘러둘러 여기까지 와 보니

그래도 다행인 건

낭떠러지 절벽 앞에서 구사일생 할 수 있었던 건

20대의 방황이기도 한 듯하다.

그렇게 20대는 20대 대로의 맛이 있다.

팬티만큼 짧은 미니 스커트를 입은 자신이

언젠가 자기 눈에 보이는 20대의 그 모습을 발견했을 때를 아는 것.

그것이 인생의 맛이다.





그래서 인생은 시간이 지나보아야 알고

삶을 살아봐야 이해가 되는 길

그렇게 나는 그 길 속 중간 마흔의 후반에서

지천명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아직 2년을 더 살아보고 40대를 정리할 수 있겠지만

마흔 후반 여기에서 시간을 돌아보니 그렇다.





40대는 양보할 시간이 없다.

40대는 몰입해야 한다.

30대의 어영부영은 40대에 용납이 안 되고

40대 비몰입은 50대의 뼈대를 세울 수 없다.





30대는 멋모르고 좋아서 젋어서 건강해서 미칠 수 있다면

40대는 테크닉도 있어야 하고

기술에 묘기를 부리기도 해야 하고

때론 혹독한 댓가를 치러 

인생의 부실을 최대한 막아서 

완벽한 지반을 마련해야 한다.





온갖 강박관념에 휩싸여

온 몸 세포 하나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통증마저도 감내해야 함이다.

누가 도와줄 사람도 도움을 청할 데도 없는 

어설픈 어른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무릎 꿇고 찾아가 

도와달라기엔 너무 늦은 나이다

왜냐고,

그건 우리 나이가 되어 본 사람이라면 

그냥 알리라고 믿는다.





어떤 이의 하소연에 양쪽 말을 들어보지 않아도

무조건 그 편을 들지 않을 수도 있는 지략과

누군가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사과 한마디로 잊어버릴 수 없는

각인된 자기철학도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운다는 건

그래도 그리 죽을 슬픔이 아니란 것도 알고 깨닫는 나이.

세상 안간힘을 써도 안 되는 건 안 되고

그렇게 지키지 않으려 했던 것들도

때론 저절로 옆에 주어지는 것들에 대한 이치를

어렴풋 아는 나이.

그게 우리 나이지 않을까.





누군가 올해 47을 보내고

누군가 내년에 47을 맞이하는 이가 있다면

그렇게 살기를.

시간에 양보하지 마고

자기 일에 몰입하라고.

여기서 자기 일은 꼭 job을 뜻하지는 않는다.





뭔가를 잃어버리기도 쉬운 나이지만

뭔가를 지키기도 아주 좋은 나이다.

살아보라,

누구나 같은 크기의 절망과 아픔과 상처나 위기를 맞이한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오늘 하루 사이의 생각이나 책 누군가의 조언이 아니라

20, 30대 자신이 쌓아놓은 탑의 높이만큼 

스스로 극복한다.

그래서 탑은 쌓는 거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안달복달 재촉하는 건 욕심이고

실수와 실패로 잃어버린 건 탑이 되어 재단이 된다.





인생의 지혜란 따로 없다.

비싼 돈 내고 배워보면 된다.

갈기갈기 심장이 찢어져보면

그 상처를 봉합하는 법도 배운다.





47살 나는 올해를 보낸다.

때론 어영부영도 했고

계산해보니 혼자 우는 일에 한 달을 쓴 것 같기도 하고

번 돈 보다는 내 인생 생각의 안식을 위해 쓴 돈이 훨씬 많지만

아깝진 않다.





대신 적어도

앞으로 회피하고 싶은 일은 줄어들 테니까.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왕비재테크 카페 그리고 브런치 독자님들이 

47 이 나이를 맞이하고 또 보내게 된다면

적어도 양보하며 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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