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시험관 난포 채취일에 채취된 난포는 7개,
그중 두 개의 배아만이 살아남았고 최종 동결되었다.
동결된 배아는 보통 2개월 후 이식한다고 하는데
당장 다음 달이 될지, 몇 개월 후가 될지는 자궁내막의 상태를 보며 결정될 것 같다.
냉동된 배아는 50만원에 최대 4년까지 보관가능하고
이후 1년 정도 추가 비용을 더 내고 보관이 가능하다.
배아 동결 비용을 결제하기 전
난임센터에서 연락을 받았다.
“총 동결예정 배아 2개, 각각 1•3등급입니다.”
“네? 잘 안 들려서 다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1등급, 3등급 하나씩입니다.”
배아 모양에 따라 등급이 있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4-5급이 착상이 잘 될 확률이 높다는 주변 지인들 말을 들어서 그런지 1급 배아가 참 달갑지 않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등급이 좋은 게 나은 거겠지?’
하며 나를 안심시켰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를 안심시켜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3등급 배아의 존재였다.
태어나기 전부터 등급이 정해지는 인생이라니,
어쩌면 더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갈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미래가 안타까워
미안한 마음도 들더라. 참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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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나 쉽지 않았던 인생이라
평생을 책임질 생명을 키우는 일이 두려웠다.
후회로 가득한 삶이 되지 않을까,
아이에게 힘든 삶이 대물림되진 않을까
아직도 걱정이 앞서있다.
하지만 등급이 매겨지는 사회 속에서
유일하게 경쟁으로부터 평온한 가정을 만들어줘야지
든든함 쉼터가 되어 줘야지 생각하며
마음을 다 잡는다.
지금 너의 미래를 기다리는 일이
비록 덧없는 일이 될지라도
이 또한 덧없는 생각은 아니니
나는 또한 괜찮다. 괜찮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