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9시 과배란 주사를 일주일 맞았다.
난포가 7개 정도 보인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오자 다음 주 난자채취날까지 난포가 터지지 않는 억제주사가 추가되어 있었다.
4일간은 주사를 두대씩 맞아야 한다.
인슐린 주삿바늘에 익숙해졌을 법만 한데
여전히 주삿바늘은 두렵다.
그리고 4일이 지난 월요일.
이틀 후 수요일에 난자를 채취하자는 확답을 받았다.
남편의 정자 채취도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오전 8시 10분에 병원에 도착했다.
우리 부부가 가장 처음으로 병원문을 열었다.
접수를 하고 이름이 불러지며 차례로 수술준비실에 들어갔다.
하의만 갈아입고 커튼이 쳐진 침대들 사이로
나란히 누워 수술 차례를 기다렸다.
주사진통제를 맞고 한 시간을 대기하다
두 번째로 수술실에 들어갔다.
다리를 벌리고 누울 수 있는 수술대에
불편한 자세로 누워 소독을 마치고 나니
나는 어느새 다시 포근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수면마취를 해서 약간 멍한 기분이었다.
시계를 보니 11시 30분, 그래도 12시 전에 끝났다.
걱정했던 것보다 통증은 거의 없었다.
바로 수업을 할 수 있을 정도라 천만다행이었다.
내가 수술을 받는 동안 남편도 정자채취를 마친 상태였다. 회복실에서 나가자 남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랫배가 팽창된 기분이라 걷기가 불편해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남편 차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수업을 하러 교습소로 향했다.
남편은 나를 내려주고 오후에 출근을 했다.
내일은 크리스마스날이다.
어제도 화•목부 아이들을 위해 떡볶이를 만들었는데 오늘은 월•수•금부 아이들을 위해 느릿느릿 떡볶이를 만들었다.
2시 반에 시작한 수업은 6시에 끝이 났다.
정리를 하고 나를 데리러 온 남편차를 타고 함께 퇴근했다.
운전해 준 남편 덕분에 조수석에서 편히 홍보영상을 만들었다. 수업 외 업무를 다 마치고 나서야 일이 끝났다.
전날밤 잠들기 전부터
‘아프지만 말자, 수업취소만은 안된다. 제발..’
빌고 잤더니 소원이 이루어졌다.
마음대로 아플 수 없는 나의 삶이 서글프다가도
일할 수 있음에, 내일이 휴일임에 다행이라 위로한다.
이틀이 지나고 오늘 아침
7개 난자 중 3개가 성공적으로 수정되었고
2개의 배아가 동결이 가능하다는 전활 받았다.
채취 전에 검사한 자궁 내막 상태가 좋지 않아 난자는 결국 동결하기로 했다. 당장은 이식하지 않고 빠르면 다음 달 아니면 두 달 이후가 될 것 같다고 하시는데.. 마음 같으면 5-6월에 하고 싶지만 그걸 내가 정하는 것도 나의 욕심일까 싶다.
임신을 준비하며 체력도 감정도 약해질 때가 많았는데
그래도 당분간은 주사와 약에서 벗어날 수 있어
소소한 해방감과 기쁨을 느낀다.
3일 치 항생제와 내일 이별하면
당분간은 당화혈색소와 또 열심히 싸워봐야겠다.
그래도 아직까진 순탄하게 흘러간
참으로 감사한 난임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