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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없어요

by 박근필 작가




지금 난 새로운 꿈을 꾼다.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저 하루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바쁜 하루의 일상을 아무 탈 없이 마감하는 것.
물론 많은 돈을 벌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열심히 손님 상대하고,
열심히 계산하고, 열심히 물건 찾아주고, 열심히 인사하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가게 문을 닫고 집에 갈 때,
땀에 젖은 옷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 그래도 열심히 살았구나. 하루 수고 많았다.” 하며 넌지시 내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꿈이다.
몇 년이나 문방구를 더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닫는 날까지 그저 열심히 하루 하루 사는 것이 꿈이다.

- <이대로 문방구를 하고 싶었다>, 이대로.






사는 게 별거 있나요.
꿈과 행복이 꼭 거창해야 하나요.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냈고
수고했고
잘 마무리했고
무탈했으면 된 거 아닌가요.
그럼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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