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감정이란 없다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자연스럽다.

by 박근필 작가

언제나 친절하고 착하고 누구와도 갈등 없이 지내는 사람들.

“그 사람 성격 정말 좋아. 얼굴 찌푸리는 걸 본 적이 없어”,

“천사 같은 사람이야. 남편이랑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대”.

사람들 사이에서 놀라움과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미움, 분노, 원망, 질투, 시기 등 나쁜 감정이 올라오면 곧바로 저지하고 억압하는 강박증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쁜 마음을 가지는 순간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며 괴로워한다.

그런데 세상에 ‘나쁜 감정’이라는 게 있을까?

모든 감정은 정상적이다.

단지 도가 지나친 극단적인 감정이 문제가 될 뿐이다.


[...]


나쁜 감정을 가지는 것 자체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즉시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자학하며 감정을 억압한다.

그들은 상대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소중한 관계를 망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화가 나도 절대 표현하지 않고 참기만 한다.


[...]


억압된 감정은 중화되거나 승화되지 못하고 곪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감정이든 생기면 그 감정을 차분히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30대 초중반까지였던 것 같다.

화를 내지 않았다.

화나는 일이 생겨도 속으로 삼켰고 혼자 삭혔다.

그냥 넘어가려 노력했다.

없던 일로 치부했다.

상대방에게 화를 내거나 티를 내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난 착한 사람인데,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평생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데,

화를 내거나 티를 내면 그것이 다 무너지니까.

난 나쁜 사람이 돼버리니까.

그걸 원치 않았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내게 썩 좋은 선택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이젠 화나는 일, 부당한 일에는 화를 낸다.

꼭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화를 내지 않더라도

혼자만 있는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표출하고 배출한다.

그러니 그러기 전보다 마음이 좀 나아지더라.


밝고 긍정적인 감정만 내 감정인 것이 아니다.

그것들만 옳은 감정이 아니다.

옳고 그른 감정이란 없다.

다만 김혜남 작가 표현대로 극단적인 감정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말이 있다.

모든 감정을 여인숙에 온 손님처럼 대하라고.

자연스럽게 오게 하고 자연스럽게 가게 두라고.


모든 감정은 내 것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다.

인위적으로 강제적으로 일부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 노력하거나 억압하려 하지 마라.

그럼 결국 탈이 생긴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느끼고 놓아두라.

감정이 왔음을 알아채고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

기분 좋은 감정은 오래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기분 좋지 않은 감정은 빨리 흘러가도록 노력해 보라.


그 정도면 된다.

그걸로 충분하다.

억지로 감정을 조작하려 애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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