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쁨, 과연 좋기만 한 걸까?

바쁨이 자랑, 과시가 되어버린 사회

by 박근필 작가

나는 왜 말로는 쉬어야 한다면서도 몸을 혹사했던 걸까? 돌이켜 보면 나는 그 어떤 일이든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내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없으면 일이 잘 안 돌아가거나 잘못될 거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래서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도맡아 하곤 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것을 여기저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증거라고 생각해 좋아하기까지 했다.

그래서일까. 과거의 나처럼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들을 볼 때면 왠지 더 안타깝다. 몸도 기계처럼 과하게 쓰면 고장이 나니까 몸을 아껴 쓰라고 해 봐야 그들은 말을 흘려 들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 지쳐 쓰러질 때까지 일하는 데 길들여진 사람들은 삶에서 쉴 시간을 먼저 만들어 두어야 한다. 일을 하다가도 그 시간이 되면 무조건 휴식을 취하겠다고 작정을 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미리 세워 두어야 한다.


[...] 현대인들은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없다. 끊임없이 뭔가를 한다. 남들보다 더 빨리 가지는 못해도 뒤처지기는 싫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인터넷 뉴스를 보고,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보거나 듣는다. 그야말로 쉴 새 없이 정보들을 접하는 것이다. 그처럼 잠들기 직전까지 계속되는 자극으로 인해 뇌는 어느 순간 과부하에 걸려 두통을 호소한다. 뇌가 더 이상 자극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에게 ‘멍 때릴’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불안함에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못 견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밥을 먹으면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듯 뇌도 쉴 시간이 필요하다. 여태까지 들어온 자극이나 머릿속에 쌓인 정보들이 소화될 시간이 있어야 한다. 뇌는 쉬는 시간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자극과 정보들을 내적으로 재배열하고 통합해 어떤 건 걸러내고 어떤 건 의미를 두는 등 사고를 형성한다. 그런데 뇌가 쉬지 못하면 끊임없는 자극에 반응하느라 지쳐 버린다. 그러므로 어떤 답이 계속해서 떠오르지 않을 때는 그냥 그 문제를 잊어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뇌가 그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통합할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바쁜 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한가하거나 쉬는 것을 안일하고 나태하게 보는 분위기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성향이 여기에 더해진다.

나 같은 사람 말이다.

시간/생산성/효율 강박적인 사람.


심신을 돌보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끌고 가다간 결국 탈이 나게 되어 있다.

그게 언제냐의 시간문제일 뿐이다.

나 역시 몇 개월 전 죽음의 고비를 맛봤다.

그래서 잘 안다.


머리(뇌), 몸, 마음, 정신에게도 쉴 틈을 주자.

휴식을 통해 숨구멍을 열어주자.

그래야 롱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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